평화협정

[2007/05/23] [지난 자료 04/05/21]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를 해소하며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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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를 해소하며


자통협은 1999년 5월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 연방제 통일, 국가보안법 철폐를 투쟁 기치로 내걸고, 민간통일운동의 단결과 정권에 대한 자주성 견지, 노동자·민중을 통일운동의 주체로 세우는 것을 당면 실천 과제로 하여 결성되었다.
결성 이래로 자통협은 8월대회를 '하나의 대회'로 성사시켜 민간통일운동을 단결시키고자 노력하였으며, 정권에 대한 민간통일운동의 자주성을 견지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또한 자통협은 민주노총을 도와 '남북 노동자 통일 축구대회'의 추진과 성사를 위해 응분의 역할을 하는 등 노동자·민중을 통일운동의 주체로 세우는 데서도 나름의 역할을 다하였다.
특히 자통협은 2000년부터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 투쟁, 한미소파 전면 개정 투쟁, MD 저지 투쟁, F-15K 도입 저지 투쟁, 두 여중생 투쟁 등을 대중과 함께 위력적으로 전개함으로써 반미민족자주운동을 확고한 대중적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자통협이 거둔 지난 5년간의 민족자주투쟁의 성과는 이제 민족자주운동의 궁극적 승리를 위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
하지만 결성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세가 급변하고 이에 따른 민족민주적 과제에 대한 대중들의 요구가 한층 높아진 오늘, 자통협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소중히 하면서도 다시 한 번 민족민주운동의 비약을 바라는 정세와 대중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로 나아가는 결단을 내리고자 한다.
시민사회운동의 헌신적인 투쟁으로 민족자주와 한반도 평화, 민족통일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로 자리잡고, 그 실현이 먼 훗날이 아니라 우리 세대의 당면 과제로 되어 있는 지금의 정세는 민족민주운동진영에 획기적인 자기 혁신과 보다 높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비슷한 위상과 역할을 갖는 민족민주운동단체들이 난립해 있고, 소모적인 중층적 연대 구조가 옥상옥을 이루고 있는 현재의 민족민주전선 질서로는 한층 발전된 민족자주평화운동을 이끌어 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런 상태는 도리어 민족자주평화운동의 질곡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과감한 통폐합으로 전선 질서를 재편하여 민족민주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이를 다시 투쟁 위주로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만 민족민주운동이 정세의 변화 발전에 부응해 나갈 수 있고 제반 투쟁에서 자신의 주동적 역할을 높여 나갈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과 약진 또한 민족민주운동에게 자기 혁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강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비약은 민족민주운동의 성과에 의해서 가능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그 큰 의의에도 불구하고 한계와 문제점도 동시에 안고 있다.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친미수구세력의 견제를 뚫고 노동자·민중 중심의 민족민주적 대중정당으로서 위상을 견지하며 집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민족민주운동이 위력적인 대중투쟁에 토대하여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민족민주전선질서의 재편과 강력한 구심 형성이야말로 이를 위한 선행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 연방제 통일을 향한 민족자주운동의 긴 도정은 이미 일정에 올라 있다. 물론 이 길에서 우리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끊임없이 미국의 정치군사적 패권 야욕과 신자유주의 세계화 침탈이라는 힘겨운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민족민주운동이 진정으로 혁신 단결하는 한편 모든 시민사회운동과 힘을 모아 나간다면 승리는 우리 것이 될 것이며, 그 길도 앞당겨지게 될 것이다.
이에 자통협은 스스로 해소의 결단을 내림으로써 민족민주운동의 조직 혁신과 투쟁력 강화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이제 자통협의 중심적 활동은 평통사로 승계될 것이며, 자통협 활동에 함께 해왔던 우리 모두는 자통협의 해소의 의의를 쫓아 민중연대와 민주노동당을 두 축으로 한 민족민주운동의 재편 강화 및 모든 시민사회운동과의 연대를 높여 민족자주와 평화, 연방통일의 길로 매진해 나아갈 것이다.

2004년 5월 21일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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