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30]WRSA 2차협상에 즈음하여 김장수 국방부장관께 드리는 항의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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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SA 2차협상에 즈음하여
김장수 국방부장관께 드리는 항의서한
김장수 국방부장관 귀하!
국방부는 한국에 배치된 미군소유 전쟁예비물자(WRSA) 종료에 따른 한미 간의 2차협상을 7월 30일부터 3일간 미국 합동탄약사령부에서 갖는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한미 간의 WRSA 종료협상은 그 대부분이 쓸모없는 탄약에 불과한 WRSA탄을 한국이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하여 인수하기 위한 협상이라는 점에서, 또 WRSA 폐탄약을 한국이 떠안음으로써 막대한 환경피해와 주민피해를 안길뿐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협상입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시민사회와 영동군 매곡면 주민들의 의견을 김장수 국방부장관께 밝힙니다. 우리의 의견에 대한 장관님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국방부장관 귀하!
WRSA탄 인수를 전제로 한 WRSA 협상을 중단하십시오.
국방부는 지난 6월 초 한미 간의 WRSA 종료 1차협상이 끝난 직후 협상결과를 설명하면서, “소를 사기 위해서는 소의 건강상태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다음 협상에서는 WRSA탄의 성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WRSA탄을 국방부가 인수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국방부는 WRSA탄의 대부분이 사용가능하고 폐탄약의 규모는 10%(5만톤)을 넘지 않을 것이며 폐기비용은 톤당 순수비용이 19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국방부가 WRSA탄약의 실태를 왜곡하면서까지 WRSA 종료협상을 한국이 WRSA탄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데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와 같은 WRSA 협상은 막대한 국익의 손실과 환경피해를 떠안을 뿐이므로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이 한국의 WRSA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이유는 WRSA탄이 구식탄약으로서 전쟁비축탄약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WRSA 프로그램을 유지할 경우 WRSA탄이 장기저장되어 그 정비소요가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2002년도에 미 국방부는 한국의 WRSA탄의 정비유지비용이 5억3,200만달러 이상이라고 미 의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WRSA탄은 그 기능을 상실하였고, 2001년 기준으로 90%이상이 20년 이상된 탄약으로 그 정비에만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도태탄약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도태탄약을 국방부가 막대한 혈세를 들여 인수하려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국방부는 WRSA탄의 대부분이 사용가능하다며 폐기규모를 축소 조작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2000년 11월 7일 국회 국방위에서 WRSA탄약 중 폐기대상 탄약은 8만6천톤으로 답변한 바 있었습니다. 2001년 이후 WRSA탄의 도입이 중단되었다고 국방부가 국회에서 밝힌 바 있고, 7년 동안 WRSA탄의 자연도태를 감안하며 2007년도의 폐기탄약의 규모는 당연히 2000년도보다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를 5만톤으로 축소시키고 있습니다.
국방부장관님! 장관님은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해명할 것입니까?
우리는 국방부가 쓸모없는 WRSA탄을 막대한 혈세를 들여 인수하기 위해 미리 WRSA탄의 실태를 조작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국방부장관 귀하!
WRSA탄은 전량 미국으로 돌려보내십시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WRSA탄의 대부분이 장기저장되어 도태되는 탄약으로 전쟁비축물자로서의 기능이 상실되었습니다. 미국도 기능이 상실된 WRSA탄의 유지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 WRSA 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WRSA탄을 한국이 인수할 이유는 없습니다. WRSA탄을 인수하는 것은 오로지 막대한 혈세낭비와 환경오염, 주민피해를 떠안을 뿐입니다.
설령 WRSA탄의 극히 일부가 우리 군에게 필요한 것일지라도 이미 우리나라의 탄약 국산화율이 90%가 넘는 만큼 필요한 탄약은 국내에서 생산하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WRSA탄 인수협상을 중단하고 2008년 WRSA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WRSA탄을 전량 미국이 되가져가도록 해야 합니다.
국방부장관 귀하!
WRSA 폐기탄약을 처리하기 위한 영동군 매곡면의 탄약폐기시설 건설을 중단하십시오.
국방부는 WRSA 폐기탄약을 처리하기 위해 충북 영동군 매곡면에 대규모의 탄약폐기시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에 영동군 매곡면 주민들은 국방부의 일방적인 탄약폐기시설 건설에 반대하며 수 년 동안 투쟁해온 사실을 국방부장관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매곡면 탄약폐기시설의 폐탄약 처리 용량은 연간 1,4000톤으로 국내 최대의 탄약폐기시설입니다. 국방부 주장대로 WRSA탄의 폐기규모가 5만톤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대규모의 시설은 4년이면 과잉시설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국방부가 이러한 대규모의 시설을 계획한다는 것은 그만큼 WRSA탄의 폐기규모가 5만톤을 훨씬 초과한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국방부장관 귀하! 우리 국민이라면 미군의 폐탄약을 처리하기 위해 청정지역인 영동군에 국내 최대규모의 탄약폐기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그곳은 대전 및 충청도민들의 식수원인 대청댐의 상류지역입니다.
WRSA탄을 전량 미국이 되가져가도록 한다면 이러한 대규모의 탄약폐기시설은 존재할 이유도 없습니다. 미군의 폐탄약을 처리하기 위해 금수강산을 오염시키고, 현지 주민들에게 막대한 환경피해 및 각종의 피해를 입히게 될 탄약폐기시설의 건설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국방부장관 귀하!
언제까지나 우리의 국방을 미국에 의존할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국방부의 대미협상이 결국에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국방은 우리가 책임져야 합니다.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은 철수되고 우리민족이 단합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공고히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의 일입니다.
우리는 국방부가 대미의존, 대미굴종적 자세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입장에서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이익을 위한 대미협상을 벌여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만일 지금과 같이 미국의 폐탄약을, 그것도 천문학적인 혈세를 들여 인수하려 한다면 우리는 국민적 힘을 모아 투쟁해 나갈 것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2007년 7월 30일
(충북영동군)매곡면고폭시설반대대책위원회 /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 양심수후원회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