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7/08/01]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 한국인 억류사태, 미국이 책임지고 해결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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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
- 한국인 억류사태, 미국이 책임지고 해결하라!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귀하!
지난 25일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 씨까지 목숨을 잃었습니다. 청와대가 사태 해결을 위해 현지로 보낸 백종천 특사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무력했습니다. 애간장이 다 타들어간 가족들과 속수무책으로 발만 동동 구르던 우리 국민들에게 두 번째 희생자의 비보가 날아든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무고하고 선량한 우리 젊은이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절박하게 구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석방 조건으로 수감자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탈레반 측은 8월 1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을 새로운 ‘최종시한’으로 제시하면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 국민들이 이와 같은 비참한 일을 겪어야 합니까? 억류되어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의 가족들이 왜 이와 같은 처참한 상황 속에서 고통당해야 합니까? 지금 그들의 참담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부시 대통령 귀하!
우리는 분명히 말합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미국 부시 정부에 있습니다.
미국은 9.11 테러를 명분으로 아프간을 불법 침공하여 아프간 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꼭두각시 카르자이 현 정부를 세웠습니다. 미국에 의해 정권을 잃은 탈레반은 미국의 아프간 점령에 맞서 미국이 지원하는 카르자이 정부에 저항하는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부시 정부가 이른바 대테러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략하지 않았다면 오늘 이와 같은 불행한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부시 정부는 이른바 한미동맹을 내세우며 아프간 전쟁에 한국군이 참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한미동맹의 이름 아래 미군을 따라 아프간 전쟁에 참전한 다산, 동의부대는 지금도 200여 명이 남아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에게 한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적해야 할 상대입니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내세워 아프간 참전을 강요하지 않았더라면 고 배형규, 심성민 두 분의 죽음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아프간 전쟁을 일으켜 아프간 민중의 자주적 삶을 파괴하고 한국군을 앞세워 자신의 야욕을 채우려 한 미국 부시 정권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입니다. 현재 아프간 정부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은 미국이므로 미국이 움직여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초지일관 아프간 정부를 내세워 “테러범 석방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면서 꽁무니를 뺐습니다. 고 심성민 씨가 두 번째로 희생되었는데도 “미국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발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시 정부의 이 같은 무책임한 태도를 결코 용납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단언컨대, 한국민 희생과 억류의 근본적 책임은 미국에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금 즉시 억류된 한국민 석방을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아프간 정부의 배후에서 나와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이것이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더러운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원되고 지원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부시 대통령 귀하!
우리는 또한 이번 사태가 침략적 한미동맹의 필연적 결과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주한미군을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 한미동맹을 침략동맹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한미군의 한반도 역외 활동을 보장해주는 것이자, 이를 우리 한국군이 지원하게 하는 것을 기본 내용으로 합니다. 미국이 침략전쟁을 일으킨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에 우리 군이 파병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미국의 의도가 관철된 결과입니다.
한미동맹의 침략동맹화로 인해 우리 민족과 국가는 미국의 이해에 따라 동북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분쟁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이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질곡이 될 뿐 아니라 이번 아프간에서의 한국인 억류에서 보듯 우리 국민들을 항상적인 위협에 빠뜨릴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번 사태와 같은 불행한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프간을 비롯하여 이라크, 레바논 등에 파병되어 있는 우리 군은 즉각 철수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한미동맹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부시 대통령 귀하!
우리는 미국이 한국인 석방을 위해 즉각적이고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음으로써 이미 시작된 비극이 대참사로 비화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따라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미국은 아프간의 꼭두각시 정권의 뒤에 숨지 말고 전면에 나서서 당장 억류된 한국인 석방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십시오.
만약 미국이 한국인 석방을 위해 적극 나서지 않음으로써 희생자가 늘어나고 대참사로 이어진다면 우리 국민은 자국의 패권적 야욕을 위해 한국인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몬 책임을 미국에 묻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2007년 8월 1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문규현,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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