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8] 생명과 평화를 위한 기도의 길. 오체투지 순례에 참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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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길, 평화의 길, 오체투지 순례 45일째
18일(토), 화창한 가을날, 문규현 상임대표께서 오체투지 하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논산에서 가깝다는 그 날의 순례 코스를 파악하고, 논산역에 내려 자꾸만 택시를 타라는 택시 기사들의 부름을 뒤로한 채, 물어물어 서툴게 버스를 탔습니다. 좀 가다 보니 같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얼른 버스를 세워달라고 하고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아침 오체투지를 마친 문 신부님의 몸은 온통 땀투성이입니다. 우리 평통사 식구들을 보고 반갑게 악수를 하십니다.
50여명 가량 되어 보이는 아침 순례단은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을 준비를 합니다. 우리도 논산역 앞에서 사온 김밥과 홍보팀장이 싸온 삶은 고구마를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점심 들었냐며 신부님께서 우리들 있는 곳으로 오십니다.
오늘 어떤 농부가 와서는 오체투지 순례단이 왜 이렇게 길거리에 나섰는가 이야기를 듣고 가더니 잠시 후에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쌀 한 포대를 짊어지고 왔다고 합니다. 오로지 생명과 사람과 평화를 위한 참회, 그리고 희망을 바라는 순례에 참 많은 지지와 정성을 담은 물품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지금 정도의 햇살은 아무 것도 아니라시며 아스팔트의 열기와 냄새가 뿜어내는 고통, 육중한 트럭이 곁을 지날 때의 흔들림은 자신을 집어삼킬 것 같답니다. 게다가 왜 그렇게 길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은 많은지…. 단지 저 생명들은 인간들이 자동차를 위해 만든 길은 건너거나, 그들도 걸어갔을 뿐인데….
직불금, 촛불, MB정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 새 점심시간이 끝나가고, 문정현 신부님께서도 오셨습니다.
“우리는! 무식한! 오체투지 순례단!”
순례단을 환영 나온 논산환경교육센터 선생님,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문 신부님과 수경스님, 순례단이 구호를 외칩니다.
드디어 오후 순례의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에 맞춰 오체투지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도 준비해 온 분홍깃발과 손피켓을 들고 징소리에 맞춰 대열의 끝에 서서 반절을 했습니다. 머리로 내리쬐는 햇살이 따갑고, 옆에서 지나가는 차량 소리가 시끄럽고, 날리는 먼지는 코를 답답하게 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숙연해 집니다.
무건리 훈련장 확장이 안 되기를 빕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기를 빕니다.
주한미군이 나가기를 빕니다.
통일이 되기를 빕니다.
오체투지 순례는 26일(일)에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에서 마무리행사로 1단계를 정리하고, 다음 해 봄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 점심 휴식 시간에 평통사 회원들과 얘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으시는 문규현 상임대표님.
△ 한낮의 온도가 28도까지 올랐습니다. 아스팔트 길은 그래서 더 고행이었습니다.
△ 몸을 낮추어 만난 길.
△ "길에서는 왠갖 냄새가 다 납니다. 로드킬로 죽은 생명들은 또 어찌 그리 많은지.."
△ 아스팔트로 나온 메뚜기 부부가 순례자들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 길가의 코스모스가 순례길을 위로하구요.
△ 징소리에 맞춰 오체투지를.
△ 토요일이라서 참가한 사람들이 비교적 많았습니다.
△ 잠깐씩 쉬어가는 차에도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기도'를 올립니다.
△ 평통사 회원들은 오체투지는 못했지만, 현수막을 들고 반절을 하면서 순례에 참여했습니다.
△ 몸을 내려놓아 펼쳐든 두 손에 평화와 생명을.
△ 논산의 늘푸른나무 아이들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 순례길을 마무리하고 서로에게 큰 절을 올립니다.
△ 남은 순례길도 건강히 수행하시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