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8/09/30] 힐 차관보 방북 관련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촉구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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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6자회담 합의대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하고,
한반도 평화포럼 개최에 적극 나서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북핵 신고 검증을 둘러싼 북미양국의 대립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1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검증원칙을 협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고 한다. 
6자회담이 중대한 고비에 들어서고 있는 지금, 우리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일방적 검증 요구를 철회하고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함으로써 6자회담을 진전시키고,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평화포럼 개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현재,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봉인을 제거하고 본격적으로 핵 재처리시설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고,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들먹이고 있다.
지체와 난관이 있었지만 2007년 2.13합의와 10.3합의, 2008년 7.12언론발표문 등을 통해 진전되어 오던 6자회담이 난관에 부닥친 것은 미국이 6자회담 합의를 벗어난 일방적인 검증 요구를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북미 양국은 10.3합의를 통하여 북핵 불능화와 신고 및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경제·에너지지원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이행하기로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북한은 1만9천여 쪽에 이르는 핵 관련 자료와 함께 핵 신고서를 제출하였고, 6자회담 진전을 위한 선도적인 조치로 영변 5MW급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는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은 신고와 검증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강변하면서 북한이 핵시설 검증에 합의해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즉, 미국은 지난 7월,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나 합의한 북한 핵시설 방문, 과학자 면담, 문서 검증을 넘어서서 시료채취, 불시 방문, 미신고시설 점검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원한다면 북한지역을 언제 어디든 검증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다.
그런데 6자회담 2단계 조치(10.3합의)에서 북미양국의 합의는 어디까지나 핵 신고 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일 뿐, 검증 문제는 합의사항 어디에도 없다. 즉, 검증은 6자회담 2단계의 합의사항이 아니다.
이처럼 미국은 북한에 대해 6자회담 2단계 합의사항을 넘어서는 일방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유력 언론인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가 미국이 북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이 미국의 요구에 대해 “북한의 군사시설을 정탐할 권리”를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어느 주권국가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는 의견을 밝힌 것은 미국이 얼마나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에 우리는 6자회담 합의를 위반하여 북에 대해 사실상의 ‘특별사찰’을 강요하고 있는 부시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미국이 북한은 물론이고 6자회담 참가국인 중국이나 러시아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내에서도 반대하고 있는 일방적이고 무리한 검증 요구를 즉각 중단하고 테러지원국 지정을 즉각 해제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북미양국의 대립이 격화하고 6자회담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북미양국의 담판이 상황을 진전시켜왔던 사례들을 주목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이번 힐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일방적 요구를 철회하고 위기에 처한 6자회담에 돌파구를 여는 계기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이 대선과 임기 말을 앞둔 부시정권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한반도 평화포럼 및 공식 6자 외무장관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문제는 분단과 전쟁의 고통과 위험으로부터 한 시도 자유롭지 못했던 우리 민족의 절박하고도 시급한 요구다. 이는 또한 장기적으로 미국의 위상이 낮아지고 있는 조건에서 동북아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이해관계를 일정하게 반영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일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2008년 9월 30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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