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8/11/11]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내는 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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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내는 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귀하!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 당선자 귀하!

우리는 ‘부시 3기’라 불리웠던 매케인 당선을 저지하고 귀하가 미국 건국 232년 만에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의 주인이 된 역사적 승리를 축하합니다.
우리가 귀하의 당선을 축하하는 것은 당신의 입지전적인 출세를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승리에는 시장만능주의를 극단화하여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그 어떤 정당성도 없는 이라크 침략 등의 군사패권주의로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땅에 떨어뜨린 부시정권에 대한 심판의 의미뿐만 아니라, 보다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공평한 세계를 열망하는 미국 민중을 비롯한 세계 평화애호민중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귀하가 내건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가 이제까지 미국이 저질러온 일방주의와 군사패권주의의 횡포를 막고 투기자본의 탐욕을 제어하여, 미국 민중을 비롯한 세계민중의 더 나은 삶을 북돋우고 호혜평등한 국제질서를 수립하는 것으로 현실화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귀하!

반세기 이상 전쟁과 분단의 질곡 속에서 살아온 우리는 무엇보다도 귀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귀하의 공약대로 하루 빨리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기를 촉구합니다. 사실 미국은 한국 전쟁과 정전협정의 당사자라는 측면에서, 또 북미 간에 반세기 이상 계속된 군사적 대결의 한 당사자로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변화’에 대한 미국민의 열망에 힘입어 당선된 귀하가 북미 적대관계의 해소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기나긴 군사적 대결을 청산하고 평화와 상생의 동북아시아를 이뤄나가는 데 적극 나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는 귀하의 1기 임기 안에 한반도 비핵화, 조미수교,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를 마무리 지음으로써 전쟁과 분단의 한반도를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로 ‘변화’시키는데 앞장설 것을 촉구합니다.

버락 오바마 당선자 귀하!

우리는 귀하가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미동맹을 폐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은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한 것입니다.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으로 인해 우리는 평화를 위협당하고 작전통제권을 빼앗기는 등 주권을 유린당해왔으며, 미군기지와 미군범죄 등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온갖 피해를 입었고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유지를 위해 부당하고 과중한 부담을 져왔습니다.
이와 같은 굴욕과 피해로 인해 다수의 우리 국민은 미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쌓아왔습니다.
이제 6자회담 2단계가 마무리되고 3단계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다자주의 국제질서 수립의 요구를 안고 귀하가 당선된 만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연동하여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합니다. 이는 자주와 평화, 통일과 번영을 바라는 우리 민족의 간절한 열망일 뿐만 아니라 패권적 국제질서의 변화를 요구하는 세계정세의 발전 추세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미동맹을 폐기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한미관계를 청산하고 한미 양국 국민이 호혜평등하고 우애 넘치는 관계를 형성하는 기본 전제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귀하가 선언한 ‘변화’와 ‘희망’이 미국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에 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진정한 변화와 희망의 핵심은 미군철수와 한미동맹 폐기를 통한 자주와 평화, 통일과 번영을 이루는 것입니다. 귀하가 이와 같은 우리 민족의 요구에 귀 기울일 때 귀하가 말한 ‘변화’와 ‘희망’은 진정성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귀하!

우리는 또한 귀하가 자신의 공약대로 이라크 점령 미군의 조기 철군을 조속히 이행하기를 바라며 아프간에서도 미군을 철수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귀하도 아시다시피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공격은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한 침략이었습니다. 세계 역사의 교훈은 정당성이 없는 전쟁은 반드시 패배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이 수렁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하루속히 이라크에서 철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귀하에게 미국과 미국민을 위해 미군의 이라크 조기 철군을 촉구합니다.
한편 우리는 귀하가 이라크와는 달리 미국의 아프간 침략을 정당화하고 아프간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활동을 강화하려 하고 있는 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테러에 대한 응징을 명분으로 한 아프간 민중에 대한 학살과 주권 유린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테러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악순환을 불러올 뿐입니다. 사실 9·11 테러도 미국의 불공정한 친 이스라엘, 반 이슬람 정책과 군사적 편향이 낳은 불행한 결과입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아프간에서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군사적 방법이 아니라 대화로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군을 아프간에서 철수시켜야 합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귀하!

이라크 침략 등 군사패권주의로 미국의 도덕적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미국발 경제 위기로 국제경제 질서에서 미국의 권위가 도전받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의 나라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세계 평화애호민중이 귀하의 당선을 기다리고 환영한 것은 세계 최강의 미국이 이제까지와 같이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권위와 민주주의의 힘에 의한 진정한 지도력을 행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귀하가 힘에 의한 세계 패권 강화에 대한 안팎의 집요한 유혹을 떨쳐 버리고 평화롭고 호혜평등한 국제질서를 수립하는 데 앞장섬으로써 귀하의 당선이 역사적인 것처럼 귀하의 대통령직 수행 또한 역사적인 것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8년 11월 11일

평통사/무건리주민대책위/민가협/민가협양심수후원회/민주노총 
민자통/범민련남측본부/천정연/추모연대/110차 반미연대집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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