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9/07/03]평통사 토론회 _이재정 장관 기조연설문] 한반도의 위기, 해법은 무엇인가?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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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기조 연설
한반도의 위기, 해법은 무엇인가?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이명박 정부가 출발한 지 이제 한 1년 반쯤 되었습니다.
남북 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지난 1년 반은 그야말로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토록 신속하게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망쳐 버릴 수 있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치중한 것은 결국 대북 제재에 역점을 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새 정부의 출발은 그야말로 통일부를 폐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시작하면서 남북관계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을 기치로 내걸은 바가 있는데, 오늘까지 무엇을 어떻게 새롭게 시작했는지 정말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금강산,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남북관계는 단절된 상태입니다. 이산가족 만남도 중단되었고,  인도적 지원, 연탄보내기, 남북화물열차도 중단되고 무엇 하나 남북관계가 살아 있는 게 없습니다.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부정하면서 PSI(피에스아이) 전면 참여를 정말, 여러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결행을 하고,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을 채택하는데 우리 정부는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결국 북을 궁지로 몰아넣는데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5자회담을 주장함으로써 이제는 다섯 나라가 똘똘 뭉쳐서 북을 제재하겠다고 하는, 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결국 미국의 보수집단의 주장에 종속되어 왔으며, 결국 친일정책으로 일관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진전은커녕 얻은 것이 하나도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살펴보면,
제일 중요한 것으로 비핵(개방 3000)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 10년 동안 발전시켜 온 평화체제 논의를 근본적으로 이 비핵주장은 막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비핵주장이라고 하는 것은 특히 6자 회담을 통해서 진전돼 오면서 이것은 상당한 기간 동안 두고 진행될 수밖에 없는, 가장 핵심적인 과제이지 결코 전제로 깔아 놓고 진행시킬 수 있는 과제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특별히 지난 10.4 선언에서 관련국 3자 또는 4자가 한반도에서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하자고 하는 그 합의에 따라서 남북이 서로 협력하면서 추진한다고 하는, 내용적으로 본다면 그것을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이끌어 달라는 그 합의를 완전히 무효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 가져오고야 말았습니다.
비핵주장과 같은 강경 정책으로 오히려 제2의 핵실험을 불러왔고 제3, 제4의 핵실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둘째, 개방에 관한 주장입니다. 개방은 결국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통일의 목표, 통일의 이정표를 폐기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어떻게 개방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위해서 개방한다고 하는 것인지 우리는 정말 이명박 정부의 주장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셋째, 이명박 정부는 3천불을 주겠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정말로 무모한 주장일 뿐만 아니라 현실성이 전혀 없는 정책입니다.
그러면서도 개성공단의 임금과 임대료, 300 불과 5억 불 임대료를 논의할 수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임금 300불, 임대료 5억불은 개성공단 시작할 때 부터의 북의 요구였습니다. 중국보다 약간 싸고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있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당시에는 판단했습니다. 임대료 5억불은...개성공단 1단계사업 완료시... 평당 50만원입니다. 수도권 인근에서 이런 돈으로 공장 가능한가? 북의 주장은 남북경제 균형발전 원칙아래 남북 간의 합의로 그렇게 해 온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과거의 정부들이 퍼주었다고 비판을 합니다만 우리가 국민 1인당 1년에 얼마를 지원했냐 하면 국민 1인당 1년에 짜장면 한 그릇 값 정도를 지원해준 셈입니다. 그것을 퍼주기라고 비판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3천 불을 일시에 국민 1인당 지급한다고 한다고 하는 것인지, 그것이야말로 정말 이해할 수도 없고 어떤 계산인지 알 수가 없는 기준입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이런 대북정책을 통해서 기만과 위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반 평화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 속에서 오늘 오늘의 여건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새롭게 출발할 때 오바마 정부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오늘날 미국에서 대북정책이 보이지 않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지나친 기대가 이런 결과가 불러온 게 아닐까 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대북문제는 미국 여론에서도 완전히 밀려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개선 아래 북한의 핵문제를 보다 장기적인 과제로 생각하고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보수적인 대북 제재 정책에 영향을 받으면서 이것을 결국 뒤로 미뤄 놓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을 전공한 여러 학자들도 여러 가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서 우리는 오바마의 책임을 추궁할 단계에 와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부시 정부 말에 결국 대북제재의 일부를 해제했던 것으로부터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오바마 정부가 가지고 있는 한반도의 기본 정책이 과연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북한은 2012년까지를 체제 정비의 과정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체제 정비 과정은 북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경제 개혁과 강성대국을 완성한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계획을 사실상 남북 대화가 혹은 국제 사회와의 평화적 관계 아래에서 때로는 속도를 늦추고 때로는 속도를 가하기도 해 왔다고 저는 그렇게 평가합니다.
따라서 (북은)과거 대화를 통한 남북 및 국제 관계를 현재의 상황에서 평가하여 새로운 방향, 즉 본래의 기본 정책대로 과감하게 정책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북이 어떤 국제적 기준에서 추진한다 하더라도 상황 변화가 오지 않는 맥락에서 결국 북은 강경책으로 또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합니다.
인공위성 발사 시 (과거와 달리) 국제협약에 참여하고 협약에 따라 한달 전 모든 절차를 따라 발사했습니다만 어느 나라도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북이 강경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보수화를 흔히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 보수화는 결코 두려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보수언론에 대해서도 우리는 지나친 위축과 때로는 책임을 보수언론에 넘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돌이켜보면 안보가 전쟁을 방지하여 국민을 지키며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오히려 안보를 북을 때려잡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것은 언론의 문제나 보수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책의 기본적인 방향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우리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늘 이 토론회의 가장 큰 주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과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돌이켜 볼 때, 저는 몇 가지를 여러분에게 논의의 과제로 제시해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가 7.4 성명을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7.4 성명은 그 후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더욱 발전하여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그 이후에 6.15 남북공동선언, 10.4 선언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발전과 가치를 이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기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남북기본합의서 이전에 문익환 목사의 방북을 통해서 20년 전 4.2 공동선언을 발표한 것은 또한 가장 중요한 민간 차원에서의 성사라고 생각하고 그 역사적 가치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오늘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민간차원의 대중적 노력이 필요하고 이것은 국내외 대화의 틀을 만듦으로써 이 모든 우리의 주장들을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피스메이커로서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로서의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셋째, 이제는 정치, 시민, 학계 등의 합리적인 통일세력을 큰 틀에서 규합하고 새로운 평화운동을 크게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연대 활동이야말로 무엇보다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수언론에 대적할 수 있는, 국민을 각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매체가 어떤 형태로든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범국민적 운동으로 발전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역사적으로 엄중한 시기에서 한반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기 위한 자리가 중요합니다. 지혜를 모아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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