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4][기자회견문] 북미 대화 국면 전환에 걸림돌이 될 미국의 대북 제재 전담반 방한을 반대한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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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국면 전환에 걸림돌이 될
미국의 대북 제재전담반 방한을 반대한다!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북 제재조정관이 이끄는 미국 대북제재 전담반이 싱가포르, 태국, 한국,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다. 이들은 23~24일 방한하여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오준 다자외교조정관 등과 회담한다.
골드버그 일행은 이번 순방을 통해 실질적인 대북 금융제재 및 해상 화물검색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사이의 남북관계 회복에 관한 5개항 합의가 안보리 제재 결의에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한다. 골드버그는 “비핵화와 미사일 확산 등의 문제에서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남쪽을 방문한 북측 고위당국자가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대결에서 대화국면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생을 바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온 겨레가 슬픔에 잠겨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국의 대북 제재 전담반이 아시아를 순방하면서 대북 금융제재와 화물검색을 추구하는 것은 대화 국면 전환에도 불구하고 대북 봉쇄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특히, 현대-아태평화위 사이의 5개항 합의에 대해 의견을 조율한다는 것은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를 들어 민족 내부의 교류와 협력문제에까지 끼어들어 이를 훼방 놓으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애초 예정된 방문이라고는 하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는 겨레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대북 제재 논의를 강행하는 것은 제국주의적 이익에 충실하겠다는 오바마 정부의 오만불손한 태도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제재 전담반이 벌이는 이 같은 책동은 어렵사리 열리고 있는 대화 국면에 찬물을 끼얹고 이를 지연시키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오바마 정부의 이 같은 행태는 북에 대한 굴복을 강요하는 것이자 본격적인 대화국면이 열리더라도 제재를 통해 대북 우위를 점하겠다는 비열한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이른바 ‘투 트랙(two-track)’ 전술은 한 손으로는 상대에게 총을 겨누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악수하자는 것으로서, 오바마 정부가 북과의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와 협상을 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북에 대해 대등한 대화가 아니라 사실상 굴복을 요구하는 이런 태도로는 미국이 원하는 북핵 포기는 결코 이룰 수 없다. 왜냐하면 북핵문제는 미국의 제재와 봉쇄정책의 산물로서, 북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무기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미국의 클린턴-부시 정부에서 이미 실패가 입증된 것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고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뿐인 이른바 ‘투 트랙’ 전술을 구사하는 오바마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특히, 우리 민족 내부 문제에까지 끼어들어 북에 대한 압박정책을 강화하려는 오바마 정부의 태도를 온 겨레의 이름으로 준열히 규탄한다.
우리는 한반도 공고한 평화 구축에 걸림돌을 놓는 대북 제재 기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오바마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오바마 정부가 진정으로 북핵 포기를 원한다면 대등한 협상을 통해 북이 요구하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오바마 정부는 이를 기본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북미수교를 조속히 이루는 것이 장기적인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가 이제까지의 한미동맹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태도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제재 움직임에 더 이상 동조하지 말고, 현대-아태평화위 사이의 합의를 굳건히 지킬 것을 촉구한다.
2009. 8. 24.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열,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