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8]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한국 자주 평화 통일운동단체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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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한국 자주·평화·통일운동단체의 입장
오늘 한미정상회담이 열려 북핵, 한미동맹, 아프간 재파병 문제 등을 논의한다. 우리는 오늘 한미정상회담이 북에 대한 일방적인 비핵화를 압박하고 한미 전략동맹을 재확인하며 그 연장선에서 한국군 아프간 재파병을 확인하는 회담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통일, 세계 평화를 향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북미 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라!
우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오바마 후보가 ‘핵무기 없는 세계’를 공약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고 천명한 사실에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북미관계는 기대만큼의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을 조만간 방문할 것이라고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북미관계의 근본적 전환을 결단했는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할 의사는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북의 핵포기를 강요하고 있다. 이른바 북한 급변사태를 빌미로 한 작전계획 5029 수립이나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는 ‘확장억지’ 명문화 등은 그 구체적 사례다. 한국전쟁 이래 대북 핵위협을 지속하여 한반도 핵문제의 근본원인을 제공해온 미국이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만약 오바마 정부가 지금처럼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보내거나 일방적으로 북핵 포기를 강요한다면 북미양국 사이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황이 오히려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교착상태를 탈피하여 북미관계를 획기적이고 신속하게 진전시키자면 북미 양국의 정상이 만나서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이에 우리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천명한대로 하루 빨리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를 포함한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선언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를 위한 합의를 이뤄낼 것을 촉구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도 ‘비핵개방3000’이니 ‘그랜드 바겐’이니 하는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인 주장을 거둬들이고 북미관계 진전을 적극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이에 조응하여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촉구한다.
침략적인 한미 전략동맹 폐기하고 아프간 재파병 중단하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미동맹 공동비전’에서 합의된 한미 전략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그 연장선에서 한국군 아프간 재파병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전략동맹은 한미동맹을 ‘가치와 신뢰에 기반하여’ 그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그 지리적 범위도 전세계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방어적 동맹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등을 명분으로 한 침략적 동맹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뿐만 아니라 한국군의 전략적 유연성까지 요구하고 있으며 그에 따르는 온갖 부담과 희생을 우리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한국의 대미 종속을 더욱 심화하는 일이다.
아프간에 대한 한국군 재파병은 한미 전략동맹의 대표적 사례다.
현재 아프간은 미국의 불법 점령에 대한 반발과 미국이 세운 카르자이 정권의 부패와 무능으로 국토의 80%를 탈레반이 장악한 상태다. 이 때문에 미국조차 추가 파병을 망설이고 있고, 미국 다음으로 많은 파병을 한 영국도 ‘아프간전 철군’ 국제회의를 제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그 어느 나라도 하지 않는 재파병을 하는데다가 지역재건팀을 독자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은 기름을 끼얹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재파병 발표를 전후하여 한국인에 대한 공격이 여러 차례 벌어진 것은 앞으로 어떤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지를 예견케 한다.
아프간 재파병은 이명박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침략전쟁으로 인한 수렁에 빠져 있는 미국의 강요에 따른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방한을 전후하여 300명 규모의 재파병 방침을 밝히더니 오바마 대통령 방한 직전에 재파병 규모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계 평화와 대테러 등 안보분야에 대한 국제적 기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미국 압력에 따른 재파병이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아프간 재파병은 ‘국제적 기여’가 아니라 미국의 침략행위에 가담하는 것으로서 이슬람 민중을 비롯한 세계 평화애호민중의 비난의 대상이 될 뿐이다.
이에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군 아프간 재파병 강요를 중단하고 이명박 대통령도 재파병 방침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그리고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어긋나고 파병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될 뿐인 한미 전략동맹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답게 아프간은 아프간 민중에게 맡기고 점령 미군을 모두 철수시킬 것을 촉구한다.
200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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