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10/03/04] '키 리졸브' 중단으로 '6자회담/4자포럼' 순항시켜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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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리졸브' 중단으로 '6자회담/4자포럼' 순항시켜야
<2010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1>
2010년 03월 03일 (수) 18:27:25
황윤미(서울 평통사 사무국장)
 
2010년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일정(3.8~18)이 발표되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는 이 군사연습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몇 편의 기고를 <통일뉴스>에 연재한다. 평통사는 이 기고들을 통해 이번 군사연습 자체와 평택.군산.대구 등 주한미군 주둔지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갈 계획이다. /편집자주
한미연합사는 오는 3월 8일부터 18일까지 키 리졸브 연습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작년보다 규모가 줄었다고는 하나 미군 1만 8천여 명과 한국군 2만 여명 등 총 3만 8천여 명이나 동원된다.

키 리졸브 연습은 한반도 전면전쟁 시나리오인 작전계획 5027에 따라 미 증원전력의 수용, 대기, 전방이동, 통합 절차를 익히는 것으로, 이미 알려진 것처럼 작전계획 5027의 목적은 북한군 궤멸, 북 정권 제거, 통일여건 조성이다. 또 여기에는 북이 남을 공격하기 전에 북핵과 미사일을 선제공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국가이익에 역행하며 평화통일 정책을 추구하고 침략 전쟁을 부인하는 우리 헌법은 물론 불평등하기 짝이 없는 한미상호방위조약조차 위반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남한 방어’를 목적으로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에 한해’ 발동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선제공격은 엄연한 불법인 것이다. 우리 국방부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평화통일을 뒷받침하고 지역의 안정과 세계평화에 기여”라는 국방목표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키 리졸브 연습의 대북 공격성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연습 시나리오에는 현 작전계획 5027보다 대북 공격성이 훨씬 강화된 ‘신 연합작전계획 5012’와 작전계획 5029의 내용이 반영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라 수립된 ‘신 연합작전계획 5012’의 기본 시나리오는 개전 임박 시점이나 초기에 항공전력이나 특수전 병력을 이용해 북의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고 북 정권 수뇌부를 정밀 타격하는 동시에 대규모 지상군을 북진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신 작전계획 5012’가 북의 700여개 목표점을 선제 정밀타격하는 작전계획 5026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 것이다. 작년 말에 완성된 작전계획 5029는 북 내부 불안상황에 대응한 시나리오에 따라 쿠데타 등에 의한 북 내전 시 국경봉쇄, 대량탈북사태 시 군부대 임시 수용 후 정부 인계, 대량살상무기 반란군 탈취 시 한미 특수 부대 투입,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군사적 지원, 북한 내 인질사태에 대한 군사적 대응 등을 한미공동계획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전쟁이 아닌 북 내부 사태에도 한미연합군이 대북 선제 군사작전을 감행하겠다는 것으로 무도하기 이를 데 없는 군사계획이다.

작전계획의 변화에 따라 훈련 양상도 WMD(대량살상무기)제거 작전, MD(미사일방어)작전, 평양점령을 노린 시가전과 지휘거점의 타격과 같은 공격작전과 북한 지역에서의 민군작전 등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연례적 방어연습’이라는 한미연합사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키 리졸브 연습에는 핵 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 스트라이커 부대, B-2 전폭기, F-22 전투기 등 미국의 공격 전력이 총 동원되고, 주한미군 뿐만이 아니라 미 본토와 주일미군까지 참가해왔다. 이와 같은 최첨단 대규모 병력과 장비가 동원되는 한미연합연습이 벌어질 때마다 북이 느끼는 위협은 전시상태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북은 한미연합연습이 벌어질 때마다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연습의 중단을 요구해왔고, 올해 역시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연습이 “선제공격하기 위한 선행 작전, 핵전쟁 연습”이라며 이 연습을 강행할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한미연합연습 자체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다.

키 리졸브 연습을 코앞에 둔 지금 시점에 6자회담과 한반도 평화포럼 개최를 둘러싼 관련국 사이의 막바지 조율이 한창이다. 이와 같은 정세를 반영해서 작년까지는 부산항에 들어왔던 핵 항모가 올해에는 동원되지 않고, 병력도 줄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도 하게 된다. 만약 그렇다면 북을 상대로 한 키 리졸브 연습의 규모를 줄일 것이 아니라 당장 중단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북을 상대로 전쟁연습을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대화를 한다면 그 대화의 진정성을 얼마나 믿을 수 있겠는가? 실제로 1992년과 1994년, 당시 북미, 남북대화 국면을 반영하여 키 리졸브 연습의 전신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던 실례도 있다.

6자 회담 재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정세와 상관없이, 이미 밝혀질 대로 밝혀진 ‘대북선제공격연습’을 ‘연례적 방어연습’이라며 키 리졸브 연습을 강행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가로막고 있는 장본인은 미국 자신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동시에 논의된다면, 이는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이듬해인 1954년 제네바 정치회담에서 평화협정 논의를 한 후 처음이다. 실로 역사적인 일이다. 이에 한미군사당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키 리졸브 연습을 즉각 중단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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