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10/03/08][노동과 세계 기고] 대북 전쟁연습(키 리졸브)으로 몸살을 앓는 한반도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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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0:41:25
 
  3월 8일부터 18일까지 키 리졸브 연습이 실시된다. 올해 키 리졸브 연습에는 작년보다 규모가 줄었다고는 하나 미군 1만 8천여 명과 한국군 2만 여명 등 총 3만 8천여 명이 동원된다. 또 키 리졸브 연습과 연계된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까지 합하면 훈련기간은 무려 44일간이나 된다. 훈련내용에서의 대북 침략성도 더 강화되었다.
  키 리졸브 연습은 한반도 전면전쟁 시나리오인 한미연합사/유엔사 작전계획 5027에 따라 살상력 높은 첨단 정밀무기로 무장한 해외미군을 오키나와, 일본, 괌, 미 본토에서 한반도로 수용, 지정된 장소에 대기시킨 후 육로를 통해 전방으로 이동한 다음 한반도 전구 전쟁사령관인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들을 작전통제 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절차를 익히는 연습이다. 이로써 한미연합사령관은 가공할만한 파괴력으로 무장한 한미연합군을 작전통제하면서 군사분계선 이북에서 작전, 곧 평양점령과 북한군 격멸을 위한 준비태세를 마치게 되는 셈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작전계획 5027의 목적은 북한군 궤멸, 북 정권 제거, 통일여건 조성이다. 한미연합사/유엔사 전쟁시나리오에는 북이 남을 공격하기 직전 또는 개전초기에 북핵과 미사일, 지휘거점 등 북한지역의 700개의 표적을 타격하도록 되어 있다. 미국이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선보인 ‘충격과 공포작전’의 한반도 판이다. 또 키 리졸브 연습에는 북한 내부 불안사태에 대해서도 한미 연합군의 선제적 군사작전을 펼치는 작전계획 5029의 내용도 반영된다. 훈련 양상도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WMD(대량살상무기)제거 작전, MD(미사일방어)작전, 북한 지형 숙달을 위한 산악전과 시가전을 상정한 한미연합 해병대 훈련, 북한 지역에서의 민군작전 등 하나같이 북한 체제 붕괴와 점령통치를 상정한 것 들이다.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선제공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한 전쟁연습도 자위적 방어전쟁의 범위에서 벗어나므로 국제법 위반이다. 평화통일정책을 추구하고 침략전쟁을 부인한 헌법을 위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위반된다.
  미 증원전력의 성격은 또 어떤가. 1994년~2007년까지 남북한 군사비 누계는 각각 1,978억 달러와 215억 달러로 북은 남한의 10%에 불과하다. 또 2008년 남한의 GNI(국민총소득)는 북한의 약 38배에 달한다.(남 1,030조 6,000억 원, 북 27조 3,000억 원) 잠재적 전쟁 수행능력에서의 남북 비교는 무의미할 정도로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한미군을 제외한 남한군 만으로도 북의 공격을 방어할 능력을 갖추고도 남은 지 오래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 증원전력은 본질적으로 북의 체제를 붕괴시키고 점령통치를 목적으로 한 전력이라 할 수 있다. 키 리졸브 연습이 방어연습이라는 한미연합사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다.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되면 한반도는 몸살을 앓는다. 최첨단 장비와 대규모 병력이 동원되는 군사훈련이 벌어질 때마다 북이 느끼는 위협은 전시상태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북은 한미연합연습이 벌어질 때마다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연습의 중단을 요구해왔으며 올해 역시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연습이 “선제공격하기 위한 선행 작전, 핵전쟁 연습”이라며 이 연습을 강행할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남한 전역은 미국의 전쟁 연습터, 미군이 새로 개발한 교리와 무기 실험장이 된다. 성남 청계산 밑에 있는 한미연합사 전쟁지휘소(TANGO)는 용산기지에 있는 서울 탱고와 대구 캠프 워커에 있는 탱고 오스카와 연계해 대북 전쟁(연습)상황을 지휘한다.
  오산 K-55 공군기지에 똬리를 틀고 있는 미7공군사령부 예하 51전투비행단은 수원, 광주, 대구, 청주, 김해공항을 지휘하며 오키나와, 일본, 괌 등지에서 날아오는 미 공군 전력을 수용하고 작전을 준비시킨다.
  대구와 군산, 인천은 미 증원전력이 민간항공인 대한항공기를 이용해 한반도로 들어오는 통로가 되었다. 이들은 왜관 캠프 캐롤에는 저장된 미 육군사전배치물자(APS)와 결합해 전방으로 투입된다. 포항에 있는 캠프 무적은 미 제3 해병원정대가 수시로 들어와 전투와 휴식을 취하는 기지로 강화되고 있다.
  경기북부에 있는 영평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는 미 해병대가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서 익힌 시가전을 한국군에게 전수하며 북한에서의 시가전을 대비한 연합훈련을 벌인다. 일본 요코스카가 모항인 미7함대 소속 핵 항모가 수시로 부산을 드나드는가 하면 핵잠수함이 은밀히 기동하는 곳은 진해다. 1,2,3 함대사령부가 있는 동해, 평택, 목포에도 미 해군 구축함이 무시로 드나든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미군은 대북 선제공격과 세계 분쟁지역에 수시로 파견되는 군대로 바뀌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대북 전쟁억제라는 주둔 목적과 아무 관계없는 미국의 패권을 위해서 한국 기지들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대북 방어를 그 임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군을 위해 평택의 농민이 자기 땅에서 쫓겨나고 기지건설의 대부분의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 일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 한반도가 언제까지 미군의 전쟁 연습터, 신무기와 교리 실험장으로 몸살을 앓아야 하겠는가. 이제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 개최에 대한 관련국들 사이의 막바지 조율이 한창이다. 올해 관련국 사이의 협상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다. 이 기회에 한미연합 전쟁연습의 중단은 물론 주한미군 철수와 기지 확장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오혜란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군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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