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10/03/11] 한미 '시가전.실사격' 훈련과 경기북부 훈련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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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시가전.실사격' 훈련과 경기북부 훈련장
<2010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⑤>
2010년 03월 11일 (목) 18:39:59 박석진 tongil@tongilnews.com
박석진(평통사, 무건리 대책위 상황실장)
 
2010년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일정(3.8~18)이 발표되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는 이 군사연습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몇 편의 기고를 <통일뉴스>에 연재한다. 평통사는 이 기고들을 통해 이번 군사연습 자체와 평택.군산.대구 등 주한미군 주둔지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갈 계획이다. /편집자주
 
 
 
▲지난해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실시된 미 해병대 시가전및 실사격훈련 모습. [자료사진-통일뉴스]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영평리에 위치하고 있는 로드리게스 훈련장은 450만 평 규모로 미8군이 관할하는 미군전용 훈련장이다. 또 이곳은 한국 내 미군훈련을 총괄하는 트레이닝 센터가 있는 종합훈련장으로 미 본토와 일본에 있는 스트라이커 부대가 훈련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에서는 한미 해병대의 시가전 및 실사격 훈련이 키 리졸브 연습 때 마다 빠지지 않고 실시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12일에는 시가지 군사작전 및 야전의무훈련이, 15일에는 미 해병 야포 실사격 훈련이 실시된다.

우리가 영평 로드리게스 훈련장에 주목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곳에서 진행되는 훈련 내용 때문이다. 지난 2월 한미연합사가 2010년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하겠다고 발표하자 북한은 즉각적으로 침략적 대북공격 연습의 중단을 강하게 촉구하며 ‘전군 비상전시체제’로 돌입했다. 연합사 측은 ‘연례적인 방어연습’인데 북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며 북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영평 로드리게스에서 진행되는 군사연습의 내용을 보면 연합사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주된 훈련의 내용은 북 지휘소 타격과 북한 주요 도시의 시가전을 상정한 한미 해병대의 연합훈련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상정되는 주요 도시에는 북한의 수도인 평양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북의 수도를 점령하는 것을 숙지하는 훈련이 어떻게 방어연습이 될 수 있는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 지난해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실시된 미 해병대 훈련모습. 이라크전 선봉부대가 이 훈련에 참가해 한국군에 전쟁경험을 전수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작년 키 리졸브 연습의 하나로 실시된 한미 해병대 시가전 및 실사격 훈련에는 오키나와에서 파견된 제31해병원정대 L(리마) 중대 210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31해병원정대는 약 2천200명 규모로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증파되는 부대 중의 하나다. 한국 해병대는 2사단 소속 해병대가 참가했는데, 한미 양국군이 1 : 1로 짝을 이뤄 훈련을 실시하면서 미군이 이라크에서 습득한 시가전 전투기술을 한국군에게 전수했다고 한다.

영평 로드리게스 훈련장의 또 다른 문제점은 잦은 오폭사고, 그리고 사격훈련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겪는 고통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10월에는 포천군 영평면 야미리 인근 목장 축사 앞에 포탄이 떨어지기도 했고 불과 며칠 뒤 같은 마을 식당지붕을 뚫고 캐러번 탄두가 식탁에 박히기도 했다. 사격훈련 때 발생하는 소음의 문제도 심각하다. 훈련 시 발생하는 소음은 평상시 소음의 두 배가 넘는 100db에 달해 정신착란을 유발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이지만 미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는 로드리게스 훈련장 외에도 두 개의 미군 전용훈련장이 더 있다. 파주시 파평면 장파리에 위치한 스토리사격장(215만평 규모)과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다그마노스 전차 훈련장(적성면 장좌리 소재, 175만평 규모)이 그것이다. (이 두 곳 역시 환경오염 및 무차별적인 문화재 훼손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결국 미군은 이 세 곳의 훈련장을 통해 보병.포병.전차부대 등 육상공격에 필요한 모든 군사훈련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2002년 LPP(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에 의거해 미군에게 공여된 한미공용훈련장을 더하면 미군은 경기북부에서만 4천774만평의 훈련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여의도의 53배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이다. 한마디로 서울의 북쪽 대부분이 미군의 전쟁 연습장화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이 모색되고 있다. 북은 거듭해서 평화협정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기만 해도 신뢰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한미당국이 키 리졸브 연습을 강행한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도발적이다. 전쟁연습이 한반도 평화정세 발전과 대화재개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있음은 분명하다. 평화를 위한 대화의 시작은 총을 내려놓는 것이다. 또 군사분계선 코밑에 줄지어 위치한 미군훈련장이 반환된다면 남북 간 군사적 대결과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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