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27]우다웨이 중국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방한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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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웨이 중국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방한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이명박 정부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중단하고 빨리 6자회담 재개에 나서라!
26~28일까지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오늘 외교 통상부 신각수 차관, 청와대 김성환 외교안보 수석등을 만난다.
우다웨이 대표의 방한은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에 대한 지난 16~18일간의 북/중간 협의 바로 다음의 일이다. 북중 협의 결과에 대해 북은 8월 20일 “지역 정세, 북중 관계, 6자회담 재개와 전조선반도 비핵화 실현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토의하고 완전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언급했다. 우다웨이 대표도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자는 데 북한이 동의했다”며 “6자회담은 북-미 협의, 6개국 수석대표들의 비공식회담, 공식회담의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개최순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한 나머지 국가의 정치군사, 외교, 경제적 조치의 배열에 관한 문제로 남북미사이에 의견 대립이 첨예했던 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북중 간 협의 및 견해의 일치에 기초해 6자회담 참가국을 순방하는 우다웨이의 행보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절충점을 마련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더욱이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방북에 이은 김정일 위원장 전격적 방중은 한반도 정세가 중대국면에 들어서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카터의 방북은 북중의 6자회담 재개 드라이브를 더 이상 외면만 할 수 없는 미국의 입지를 반영하며,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목적은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그 목적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만약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6자회담 재개 문제와 연관이 있다면 북중 수뇌 회담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관련국의 구도를 바꿀 큰 그림에 대한 합의를 내올 가능성이 높다. 우다웨이 방한은 이와 맞물려 한반도 정세 변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6자 회담 재개라는 결실을 맺어 결국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로 나아가려면 이명박 정권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를 선결요건으로 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적대정책은 2008년 12월 이후 아직까지 6자회담이 재개되지 못한 주된 요인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12월에 열린 6자 회담을 일본과 손잡고 파탄시킨바 있다. 또 천안함 사건을 구실로 당시 형성된 북미․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기로 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이후에도 10여 차례에 걸쳐 미국 등과 각종 전쟁연습을 진행하는 한편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조치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심지어 역대 어느 정권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일본 자위대를 한국 해역에 끌어들여 북에 대한 해상봉쇄를 노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따른 차단훈련을 실시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이명박 정권의 대북 적대정책이 북미대화와 6자회담의 재개에 족쇄를 채움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가 구조화, 제도화, 항구화하는 것을 가로막고 남북대결과 전쟁국면을 조성해 정세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임은 물론이다.
우다웨이 방한을 앞둔 25일에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담을 위한 회담은 의미가 없다”며, 북에 대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처의 복원, 북쪽이 추방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 9·19공동성명 합의사항 준수 등을 요구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아무런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상대에게는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면서 자신은 상대에 대한 조건을 내거는 것은 6자회담에 새로운 걸림돌을 놓는 것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에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도 반대한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서 대등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미관계의 진전과 6자회담 재개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유명환 장관이 6자회담 재개조건으로 내세운 요구들은 “북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입장보다도 훨씬 강경한 것이다. 이는 또한 6자회담 합의사항인 “상호 존중과 평등의 정신”을 묵살하고 북에 대한 일방적인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다.
26일 위성락-우다웨이 회동에서 위성락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세부적 논의가 더 필요하며 당장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지금 이순간 까지도 이명박 정부가 기존 대북 강경책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북과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까지도 교착되어 있는 현상을 타개하려는 국내외 정세를 도외시한 것으로서 부시 정부 시절에 이미 실패가 입증된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정책이다.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는 정세의 흐름에 발목을 잡고 그로 인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정세를 역행하는 독불장군식의 대북 강경책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을 위한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적극 협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0. 8. 27.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