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10/09/13] 보즈워스 미국 대북 정책 특별대표 방한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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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방한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늘 외교 통상부 신각수 차관,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 등을 만난다.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은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 특별대표가 북중 협의에 기초한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들고 워싱턴을 방문한 직후의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즈워스의 방한 목적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안(북미대화->6자회담 예비회담->6자회담 본회담)에 따라 북미 고위급 대화에 시동을 걸기 위한 미국의 사전 정지 작업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09년 12월 북을 방문하여 북미 대화, 4자 평화포럼, 6자회담 등 각급 회담의 의제 및 개최 순서에 대한 협상을 맡았던 그의 방한이 언론의 주목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12~16일까지 보즈워스의 한․일․중 순방과 오늘 한미 협의결과는 북중 정상회담, 남북관계 개선 흐름과 맞물려 한반도 정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1. 미국은 파탄 난 ‘전략적 인내’ 정책 폐기하고 하루 속히 북미대화에 나서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보즈워스 대표는 오늘, 천안함 국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함께 6자 회담 재개 조건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미국이 진정 북미 양자회담과 6자회담을 재개하고자 한다면 대북 제재와 압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이해 쌍방 간의 대등하고 공정한 입장에서 하루 속히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와 관련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9일 “북한과의 양자대화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북의 태도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그 전제로 ▲ 역내 긴장 완화 ▲ 한국 등과의 건설적 관계 형성 ▲ 국제의무 준수 및 9.19공동성명에 부합하는 긍정적 조치 등을 거론했다. 이는 미국이 이러저러한 전제조건을 붙여 대화 재개를 회피하고 시간을 끌겠다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또한 미국이 대화에 나서더라도 강대국의 고압적 자세에서 북과의 협상에 임하겠다는 일방주의적 태도를 고집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는 회담이 재개될 리 없으며 재개되더라도 진전이 있을 수 없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연일 “북한의 태도 변화 시 6자회담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태도를 변화시켜야 할 당사자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6자회담 중재자 역을 자임하고 있는 중국이 북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대북 제재 조치의 실효성은 상실되었다. 미국은 북이 굴복하거나 붕괴될 때까지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면서 기다리겠다는 ‘전략적 인내’ 정책이 파탄에 빠진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은 6자 회담에 대한 조속한 재개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더 이상 북미관계 개선에 매달려 시간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북의 메시지를 분명히 읽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결코 미국 편이 아니다. 클린턴 장관이 대북 정책 관련 ‘신선한 대안(fresh options)'을 주문했다는 사실은 미국 스스로가 대북 정책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협상 당사국 간의 대등하고 공정한 협상 및 대화 재개에 있음은 물론이다. 이에 미국은 북중의 대화 재개 방안에 호응하여 하루 속히 북미, 6자회담을 재개하는데 나서야 마땅할 것이다.
2. 이명박 정권은 6자회담 발목잡기 중단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라!
북미, 6자회담 재개의 관건은 이명박 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우리는 6자회담 발목잡기로 일관하는 이명박 정권을 강력히 규탄하며 지금이라도 대북정책을 전환하여 회담 재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오늘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한미 간 협의에 집중될 것이라는 보도나 “(6자회담에) 어떤 진전이 있기 위해서는 남북사이의 화해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9일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발언은 선 천안함 사과를 내세워 6자회담 재개를 반대해온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미국의 대응책이라 볼 수 있다.
지난 9월 2일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한 미중 협의 직후,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은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북한의 행동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데, 거기에는 천안함도 있고 비핵화에 대한 행동들도 있다”고 제기했다. 선 천안함 사과를 내세워 6자회담 재개를 반대해온 이명박 정부가 대화재개흐름으로 대세가 기울자 또 다시 발목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에 이어 카타 전 대통령의 방북도 반대한 연장선에 있는 일로 이명박 정부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미관계의 진전과 6자회담 재개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6자회담 발목잡기는 북과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까지도 교착되어 있는 현상을 타개하려는 국내외 정세를 도외시한 것으로서 부시 정부 시절에 이미 실패가 입증된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정책이다.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는 정세의 흐름에 발목을 잡고 그로 인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다.
한편 우리는 북이 이명박 정부의 발목잡기에 개의치 않고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 대승호 선원 석방, 수해지원 요구, 이산가족상봉 제안 등 일련의 대남 유화조치는 북이 북미, 남북관계 개선을 동시에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정세를 역행하는 독불장군식의 대북 강경책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북의 남북관계 개선 제안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을 위한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적극 협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나아가 우리는 한미연합 훈련, 북한 붕괴에 대비한 대북 급변사태 대비책 등 대화재개 흐름에 역행하고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모든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관계 당사국에 촉구한다.
2010. 9. 13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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