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4] 135차 자주통일평화행동 요구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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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차 자주통일평화행동 요구서한
1. 연평도 사건 빌미로 한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및 자위대 한반도 진출 기도 반대한다!
한미당국은 지난 8일 합참의장 협의회의를 열어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국지도발 대비계획을 우선적으로 보완하여 북한이 재도발할 경우 동맹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당국이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공세적인 '국지도발 대비계획'을 수립하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된다. 대북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 아래서 직접적 원인과 계기가 무엇이든 2009년 11월의 서해교전, 2010년 3월의 천안함 사건과 11월의 연평도 사건이 잇따라 터진 것을 보면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북한이 재도발할 경우 동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것은 국지전에 대해서도 미국이 사실상 한국군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대미 군사적 종속이 확대됨을 뜻한다.
한편,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연평도 사건 직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여 "앞으로는 이 지역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이 참여하는 더 많은 상호협력과 더 많은 3국 협력, 다국 협력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면서 한미연합훈련에 일본 자위대 참가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피난시키기 위해 자위대를 파견하고, 자위대가 한국을 거쳐 북한의 납치피해자를 구출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미양국이 '한미국방협력지침'에서 "양자`삼자`다자간 국방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방침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일본과의 안보`군사 협력은 이미 한일 안보공동선언`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물품서비스상호제공협정(ACSA) 등의 추진, 한일국방교류에 관한 의향서 체결, 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해역 PSI훈련 참가 및 한국군의 미일훈련 참관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오로지 한미동맹에만 매달리는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특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으로 반북 대결의식이 확산되는 기회를 틈타 이런 일들이 노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아시아판 NATO를 추구해온 미국의 오랜 압력과 요구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에 이어 비어있는 한일 간의 군사협력체제를 구축하여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의 트라이앵글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위기에 처한 자국의 패권을 유지 강화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에서 미국을 정점으로 한 해양세력이 하나의 공고한 진영으로 묶여 대륙세력을 고립 압박하는 태세를 갖추게 된다. 북`중`러의 대륙세력도 이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추게 되면 동아시아에서 진영 간 대결구도가 굳혀져 한반도와 동북아에 신냉전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우리는 남북 간 대결국면을 악용하여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굳히려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보체제를 방해하려는 이 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하여 한반도 핵문제 해결하고 평화협정 체결하라!
북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사건 이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한편으로 6자회담 참가국 사이의 접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북이 미국 핵과학자를 불러들여 최신식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은 국제법적 권리인 우라늄농축에 의한 경수로 건설 사실을 밝히는 동시에, 미국이 대북 강경책을 지속하거나 시간을 마냥 끌면 이를 통해 우라늄 핵무기 생산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대북 압박을 지속하면서 시간을 끌어온 미국도 이제는 더 이상 대책없는 대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를 방치하면 북은 플루토늄 핵무기보다 통제가 어려운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무기 생산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북은 핵무기 보유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됨으로써 주변국에 핵도미노 사태를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미일 당국은 연평도 사건 등을 이유로 대북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나서서 북의 붕괴와 흡수통일을 사실상 공언하고 있다. 이전에도 있어왔던 이런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대북 압박을 지속하는 것은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북의 협상력을 강화시켜줄 뿐이다.
우리는 동북아에서 자국의 패권 상실을 우려해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수교를 회피해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 등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고 미군을 본국으로 철수시켜 경제적 부담도 덜고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통해 동북아에서 자신의 지분을 일정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이에 우리는 미국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북과의 대화에 나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를 일괄 타결할 것을 촉구한다.
3. 종속적 한미동맹 영구화하고 경제주권 유린하는 한미FTA 폐기하라!
한미FTA 재협상에서 이명박 정부가 자동차 관련 미국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 미국 차에 대한 한국의 관세는 곧바로 인하하기로 한 반면, 한국의 모든 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철폐는 5년 이후로 미뤄졌다. 그 뒤에도 미국이 이번에 새로 생긴 세이프가드나 원래 있던 스냅백 조항을 통해 어느 때나 한국의 자동차수출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한국산 픽업트럭의 경우 7년 이후로 관세 철폐가 미루어졌다.
더욱이 미국 자동차에 대해서는 환경규제와 안전규제까지 완화해 주어 한국민의 안전 및 환경 보호를 내팽개쳤다. 대미 무역수지의 96%를 차지하여 이명박 정부가 한미FTA의 핵심적 이익이라고 주장했던 자동차 분야를 추가 양보함으로써 ‘이익의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에서 이익의 균형을 맞췄다고 주장하는 냉동 돼지고기 관세 철폐 시기 연장이나 의약품 시판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 연기도 성과라 하기에는 낯 뜨거운 것이다.
정부는 또한 쇠고기 협상이 없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미국 측에서는 이미 쇠고기 문제는 ‘모든 연령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시장 개방에 대한 협상과 협의가 계속되었고 수주 내에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한미FTA 재협상은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협상이 되었다. 이로써 한미FTA는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미국 보호무역협정’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G-20 기간 중 한미FTA 타결 실패로 미국과의 동맹관계 전반이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하는 듯이 보였고 연평도 사건으로 그러한 우려가 더욱 커졌으며, 결국 한미동맹 유지를 위해 미국의 요구를 놀라울 만큼 잘 수용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한미양국 정상은 '한미 FTA 문제를 경제문제 차원을 넘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줄 한미 간 새로운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FTA 체결은 그 어떠한 동맹보다도 더 강한 경제동맹”이며, “한미 간에는 이번에 경제동맹을 체결함으로써, 안보동맹 역시 더 굳건해졌다”고 강변했다.
이는 한미FTA가 단순한 무역협정이 아니라 포괄적 전략동맹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미국과 국내 친미사대주의세력은 한국에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장기적으로 보장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동북아 정세의 근본적 변화로 위기에 처한 한미동맹세력의 대응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밀실`졸속`굴욕 협상을 통해 경제주권 팔아먹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는 한미FTA와 이를 통해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한미동맹은 우리 민중들에게는 백해무익한 것이다.
우리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으로 미국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약점을 악용하여 자신들의 경제적 위기를 동맹국 민중들에게 전가하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우리 국민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한미FTA를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4. 군산 미공군의 한국인 불법사찰과 노동자 해고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
군산 미공군 특별수사대가 군산 미군기지에 다니는 한국 민간인을 단지 시민단체의 대표가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불법적으로 연행해 조사하고, 조사 후 아무런 혐의가 없었음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해고한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2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
피해당사자들은 주한미대사관 관계자를 만나 군산 미공군이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한국 민간인과 교회, 시민단체까지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부당해고와 종교탄압까지 저지른 이번 사건의 불법성과 부당성에 대해 지적하면서 주한미대사의 면담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그러나 주한미대사관 측은 “보고는 드리고 있다”는 등 형식적인 답변에 그치고 있을 뿐 성의있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11월 “나는 심은경입니다”라는 자신의 책을 출간하면서 “언제든 누구든 만나서 이야기를 듣겠다. 그것이 내가 일하는 목적이자 임무”라고 한국인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 말이 진실이라면 우리의 면담 요청을 즉시 수락해야 마땅할 것이다. 한국의 사법주권을 유린하고 한국인의 인권을 심각하게 탄압한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주한 미국대사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겉으로는 한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지만 주한미군의 불법행위는 방치하고 옹호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군산 미군기지에서 해고된 정 모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30여년 동안 군산 미군기지에서 일하다 정년퇴직했고 자신도 17년간이나 미군을 위해 헌신했는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스파이 혐의로 해고된 데 대해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들도 한국의 사법주권과 한국민의 인권을 짓밟은 사건에 대해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정부도 꿀 먹은 벙어리 노릇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
우리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인 불법사찰과 해고에 대한 사과와 관련 책임자 처벌, 해고자 원직 복직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미국의 불법 무도한 행태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어 미국의 국익에도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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