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0] 제 2의 한국전쟁 부르는 연평도 포격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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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한국전쟁 부르는 연평도 포격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문
한반도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래 최대의 전쟁위기를 맞고 있다. 국방부가 오늘 중(20일)으로 연평도 포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한데다 제2, 제3의 보복타격을 공언한 북도 서해안 방사포 등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평도 포격훈련은 유엔안보리가 소집된 가운데 실시되는 것으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염원하는 국내/국제적 요구를 정면으로 배척한 것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연평도 포격훈련은 제2의 한국전쟁을 부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천만한 훈련이다.
군 당국의 훈련계획에 따르면 해병대는 연평도에서 K-9 자주포, 155㎜포, 105㎜포, 벌컨포, 박격포 등 1,000여발을 사격할 계획이라 한다. 이번 해상사격구역은 북방한계선(NLL)바로 밑 연평도 서남쪽 해상 가로 40Km, 세로 20Km에 이른다. 지난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이 발생했던 바로 그 해역이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우리 측 영해에서 실시되는 정당한 훈련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북방한계선을 영해선 또는 해상경계선으로 보면서 이번 훈련을 정당한 훈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전협정과 국내외법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남측의 일방적 주장이다. 북 역시 연평도 인근해역을 자기 측 영해라 주장하면서 11월23일 포격훈련에 대해 사전 경고에 따라 연평도 포격을 감행했던 만큼, 이번 포격훈련에 대해서도 대응 사격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사태가 어떻게 번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또 이번 훈련에 앞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 도발시 전투기와 함정을 동원해 개머리 해안 등 북한의 포진지에 대한 강력한 응징 타격을 공언하면서 현장 지휘관의 ‘선(先) 조치, 후(後) 보고’ 개념에 따른 공중 폭격 지휘지침을 하달한 바 있다. 실제 이번 훈련은 전투기와 함정을 이용한 해안포 기지 타격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된다. 합참은 북이 대응포격으로 맞설 경우 공중전을 전개할 KF-16편대와 공대지 폭격을 위한 F15K 편대에 대해 비상출격 명령태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등 육해공 합동 전력을 대기시켜 놓은 상태에서 포격훈련을 벌인다고 한다. 확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것이다. 북이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미그 23 또는 미그 29가 출격해 공중전을 벌일 경우 이번 훈련으로 인한 군사적 충돌은 민족 공멸의 제2의 한국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할 경우 7천만 겨레의 운명은 물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한반도 정세가 매우 위급하고, 고도로 복잡하며 민감한 상태라고 규정하면서 연평도 포격훈련 계획을 단호히 반대한 것도 이번 훈련의 위험성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 “상황 확대에 대한 통제를 잃는 것은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전적으로 정당한 조치”라며 이번 훈련을 지지한 것은 한반도 전쟁위기를 방조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떠한 언행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며 연평도 포격훈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이명박 정권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이번 훈련은 빌 리처드슨 미국 멕시코 주지사가 방북해서 한 가운데, 또 러시아의 요구로 유엔안보리가 긴급 소집되어 연평도 포격문제를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강행된다. 우리는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한반도 현안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슬러 가면서까지 포격훈련을 강행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명박 정권이 국민 대중과 국제사회의 요구를 외면한 채 끝내 포격훈련을 강행할 경우 그로부터 발생할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권이 져야 할 것이다. 남과 북, 관련 당사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대화 재개에 즉각 나서라!
우리는 또한 한반도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모든 평화애호 민중들의 궐기를 촉구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실현하며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의 근원인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더욱 힘써 투쟁해 나가자!
2010년 12월 20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열,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