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3] 19차 운영위원 총회 보고 - “좌절을 떨치고 희망의 씨앗을 뿌리자!”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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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와 한반도 정세 악화로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지게 된 19차 운영위원 총회가 열리는 2월 23일 아침, 암으로 투병하시던 김창환 평통사 공동대표님이 운명하셨다는 비보가 날아들었습니다. 김 대표님의 평통사에 대한 깊은 애정이 마지막으로 이렇게 표현된 것일까요?
아침에 쌀쌀하던 날씨가 시나브로 풀려가는 2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향린교회로 19차 운영위원 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운영위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일찍 도착한 운영위원들은 1층 향우실에 마련된 회원 사진 전시를 돌아보고 옥중 단식 중인 양윤모 회원에게 편지쓰기에 참여했습니다.
서울 평통사 사무국장의 사회로 시작한 19차 운영위원 총회는 참가자 사진으로 이어진 영상 상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참가자 사진을 일일이 찾아 자막으로 이름을 달아준 정성이 엿보이는 영상이었습니다.
힘찬 율동 공연으로 회의에 활기를 불어넣은 청년 율동 공연
이어 평통사의 미래를 열어갈 서울`인천`광주전남 지역 청년들의 힘찬 율동 공연이 진행되어 회의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문규현 상임대표는 1세대, 2세대를 거쳐 3세대 평통사를 힘 있게 맞이하고 열어가자고 인사말씀을 해주었습니다.
평통사의 회원이자 쌍용차 전 지부장인 한상균 회원의 전화를 통한 투쟁발언이 있었습니다. 철탑에서 100일 가까이 지내면서도 본인의 건강보다 회원들의 안부를 묻고 늘 관심을 갖고 지원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하였습니다. 한 전 지부장은 "평화와 통일의 과제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늘 노동현안에 밀려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며 미안해 하였습니다. 한 전 지부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쌍용자동차 투쟁에서 승리하고 해고노동자를 복직시키겠다는 힘찬 발언을 해주었습니다.
민중의례 이후 성원보고(전체 성원 170명 중, 유고 1, 재적 169, 재석 146명)와 더불어 배종열 상임대표의 개회선언이 있었습니다. 문규현, 강정구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총회는 서기선출, 감사보고, 안건채택, 안건심의 순서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총회의 형식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3세대를 지향하는 평통사에 걸맞게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뉴스 진행 방식으로 진행된 2012년 사업평가
첫 번째 안건인 2012사업평가 및 결산은 기자 2명과 체험단 6명이 뉴스형식으로 안건을 보고하고 이에 따른 의견들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해군기지백지화 투쟁에 대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나대로와 그대로 기자는 국정원을 비롯한 이명박 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조직적이고 선도적인 투쟁을 전개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이어 대전충청평통사의 원용철 대표가 지난 해 평통사가 노근리 굴다리 앞 평화협정 실현 인증샷을 비롯한 새롭고 다양한 형식의 투쟁을 진행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뒤이어 한일군사협정저지투쟁과 평화협정 촛불행사에 대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평화협정 촛불에 대한 의견으로 인천평통사 회원이 평화협정 촛불이 회원들의 실천의 장이었으며, 스스로 학습하고 알려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제평통사의 이봉원 대표는 회원들의 공유가 부족하였으며, 역시 찾아가는 운동, 스스로 학습하는 운동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저지투쟁은 김포의 한 회원이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결의발언을 했습니다. 이어서 효순미선 10주기를 맞아 지난 해에 드디어 추모비를 세웠다고 보고했습니다.
조직영역에서는 인천평통사 회원이 회원들 간의 인간적 교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대중을 보다 넓게 만나기 위해서는 친밀감 있고 정서적 유대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야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재정부분에서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보고하면서 회원확대만이 살 길이라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보고에 대해 운영위원들은 박수로 2012년 사업평가(안)과 결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스티브 잡스 식’ 프리젠테이션이 돋보인 2013년 사업계획 발표
두 번째 안건인 2013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이 상정되었습니다. 이 안건은 네 명의 회원이 혁신 과제와 관련하여 ‘왜(정세)’, ‘무엇을(사업방향)’, ‘어떻게(실천방식)’, ‘지속가능한 평통사(교육, 홍보, 조직, 예산, 창립 20주년)’라는 화두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표자는 ‘우리가 지금 혁신을 말하는 이유’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김 부장은 우리를 ‘멘붕(멘탈붕괴)’에 빠뜨린 대선 패배의 원인은 기층 민중들이 허구적 안보이데올로기에 포섭되어 자신들의 계급적 이해에 반하는 박근혜 후보를 찍었기 때문이라면서, 왜곡된 안보이념을 허물어뜨리고 기층민중이 계급적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야만 평화협정도, 진보의 집권도 가능하다고 역설했습니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무대에 오른 다음 발표자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한 국장은 철저한 준비만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북방한계선(NLL) 영해선 주장의 허구성, 연평도 포격전과 ‘북한퍼주기’의 왜곡을 바로잡아야 하고,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 강화되는 속에서 군 개혁과 미군주둔부담금(방위비분담금), 미국산 무기도입 문제 등에 대해 더 대중적으로 홍보`선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 번째로 등장한 회원은 ‘어떻게 국민들이 왜곡된 안보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장 회원은 회지 글을 인용하면서 “평통사는 전문가단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평통사 활동이 어렵게 표현되는데, 아무리 옳은 내용도 노동자 민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장 회원은 지난해 성과가 있었던 ‘달려라 촛불’, ‘727 평화행동 인증샷’ 등의 방식을 더욱 발전시키고, 열성적인 회원들이 있는 평통사의 장점을 살려 카카오톡, 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를 적극 활용해 우리 내용을 더 쉽고 더 널리 알리면 평통사가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평통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에서는 평통사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노동자·민중의 계급의식을 오염시키고 있는 왜곡된 안보의식, 숭미사대의식을 벗겨내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그런데 평통사는 ‘대중조직을 지향하는 활동가 조직’이 아닌가 싶다면서 ‘평통사 대중노선’의 정립을 제안하면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조직, 홍보, 교육, 실천 방식을 모두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 국장은 쓰라린 패배를 딛고 평통사가 명실상부한 전국 차원의 대중조직, 진보진영의 든든한 기지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여 아무도 가보지 않은 자주통일의 길을 열어내자고 호소했습니다.
기타의견으로 대전충청평통사 회원은 대선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힘차게 투쟁하자고 발언했고, 광주전남평통사 회원은 청년 조직화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광주전남평통사의 다른 회원은 안보이데올로기를 깨기 위해 평화협정체결운동을 보다 더 열심히 펼쳐나가자고 발언했습니다. 김판태 군산평통사 사무국장은 운영위원들에게 우리가 하는 활동이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나 자신부터 반성하고 혁신하여 평통사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자고 호소했습니다.
강정구 의장은 2013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은 오늘 제출된 의견까지 반영하여 차기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처리하도록 하자고 운영위원들에게 제안했고, 운영위원들은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서기록 채택 역시 다음 차 중앙운영위로 위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어 올해의 회원상 시상이 있었습니다. 올해의 회원상은 제주강정투쟁에 구속을 불사하고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활동한 박석진 미군문제팀 국장이 수상하였습니다.
결의문은 대전충남평통사의 장도정 사무국장과 광주전남평통사의 청년여성 회원이 힘차게 낭독했습니다.
허구적 안보이데올로기, 군 기득권 타파 다짐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해 반복되는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의 절박성을 널리 알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반북 대결적 안보이념의 아성인 군의 부당한 기득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더욱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과, “노동자·민중의 눈높이에 맞춘 활동을 전개하여 이들이 왜곡된 안보의식에서 벗어나 계급·계층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주·평화·통일의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 “창립 20주년인 2014년을 평통사 재도약의 전기로 만들기 위해 청년학생과 핵심회원 사업의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의 조직적 토대를 마련하며, 진보진영이 노동자·민중의 희망으로 거듭나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위로와 결의를 담은 공연으로 감동 선사한 김자낭과 청년들
마무리 공연은 전주우석대 김자낭 교수와 청년들이 해주었습니다. 힘겹게 제주해군기지저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강정주민과 평통사 회원들을 위로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힘찬 율동 공연을 보면서 많은 참가자들이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김자낭 교수는 단 2시간 정도의 당일 연습으로 감동적인 공연을 이끄는 열정과 지도력을 보여주었으며 청년들은 적극적인 참여로 감동적인 무대를 완성하였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총회를 마친 운영위원들은 향우실로 내려와 준비된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회를 준비하고 참가하신 모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회의를 마친 운영위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한 총회에 대해 참신하고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2013년 사업계획 발표에 대해 안병순 구로금천 대표는 “(스티브) 잡스보다 더한 프리젠테이션... 머리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과연 3.0 맞나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으로 회원 카톡 방에 글을 남겼습니다.평생 문화 활동과 강의를 해온 문홍주 공동대표는 “이번 총회는 변화된 형식과 창의적인 소통방식이 매우 돋보였다”라고 평가했습니다.
19차 총회에서 한 계획과 다짐을 실현해 내도록 모든 평통사 회원들이 어려움을 헤치고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습니다.
김창환 공동대표 유지 받들어 평통사를 꽃 피울 것
끝으로, 평통사 공동대표이자 안동지역 시민사회운동의 사표로 존경을 받으시던 김창환 대표님의 명복을 빕니다.
김창환 대표는 죽음 같은 고통 속에서도 평통사 활동에 대한 열정과 기대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평통사 활동에 전념하시려고 조기퇴직하시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신지 얼마 안 되어 투병하시게 되자 얼마나 속상해 하셨는지…. 안타까워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정권교체라도 실현하여 가시는 이의 마음에 조금의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마저도 우리의 미욱함으로 이뤄드리지 못했으니, 더욱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평통사 회원 모두는 고결한 성품과 바른 입장으로 회원들의 귀감이 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마지막 가실 때까지 평통사 걱정을 하셨던 김창환 대표의 뜻이 안동지역에서도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