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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4/19] 제9회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식(수상자:리영희 교수) (약력 등 관련기사 첨부)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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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식(수상자:리영희 교수)
2007-04-19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타 19층 기자회견장
4월 19일(목) 오전 11시, 제9회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식이 프레스센타에서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이 날 행사는 박진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사무국장의 사회로 민병석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 수상자 약력보고, 2007 통일문화상 심사위원장 안병욱 교수의 심사경과보고, 리영희 교수의 오랜 벗이신 이상희 서울대 명예교수의 축사, 국립오페라단 오승용 단원의 축가와 리영희 교수 생애를 담은 슬라이드 상영, 시상, 리영희 교수의 수상소감 발표, 기념촬영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부인과 함께 수상식에 참가한 리영희 교수]
"이제야 선생님께 통일문화상을 드리게 되었"다고 인사한 민병석 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안병욱 교수는 "시상을 하는 저희들이 더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수상자 선정과정을 설명하였습니다.
안교수는 "그 동안 선생님께 상을 드릴 계기와 방법을 찾고있었다"면서 "지난 해 집필생활 은퇴를 공식으로 발표하신 것을 계기로 이번에 상을 드리게 되었다. 선생님께 어렵게 수상허락을 받았다"고 경과를 소개했습니다. 안교수는 또한 "북미관계가 급진전하는 중에도 FTA나 평택기지 확장 등 한미관계에 여러 변화가 있는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선생님의 가르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도 이번 시상의 중요한 의미"라고 부연하였습니다.
이번 수상자 선정에 참여한 심사위원은 안병욱 교수 외에 강태호(한겨레신문 통일팀장), 이봉조(통일연구원장, 전 통일부차관), 이현숙(대한적십자사 부총재), 지은희(덕성여대 총장), 이기범(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황상익(서울대교수) 입니다.
이어 리영희 교수의 오랜 벗이신 서울대 명예교수 이상희님의 축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교수는 "우리는 이른바 'lost generation'이다. 일제와 해방, 그리고 분단의 격랑 속에서 반공에 묶여 살았다. 이런 시대에 리영희 교수와 같은 이성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어떻게 그렇게 자신이 아는 것을 곧바로 실천으로 옮기고 그로 인해 핍박받는 것을 피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면서 시대를 통찰해온 리교수에 대한 존경을 아낌없이 표현했습니다. 이교수는 "살아계신 것 자체가 우리모두에게 덕이 됩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오"라고 인사했습니다. 리영희 교수는 축사를 마치고 단을 내려온 벗 이상희 교수의 손을, 떨리는 손으로 다정히 잡아주었습니다.
다음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오승용 단원이 '선구자'를 불러 축하하는 동안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측이 준비한, 리영희 교수의 삶을 사진 슬라이드로 만든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선구자' 축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상영된 리영희 교수의 삶 - 진보적,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해방과 분단의 시대를 헤쳐온 리영희 교수의 삶이 빛바랜 사진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시상식은 민병석 이사장이 진행했습니다. 리영희 교수는 부인과 함께 나와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상을 받았습니다. 평통사는 평화통일연구소와 함께 준비한 꽃다발을 선생님께 드렸습니다. 꽃을 받으시는 선생님은, 비록 연로하시나 강강한 눈매는 펄펄 살아계십니다.

[제9회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자 리영희 교수]
시상식이 끝난 후 리영희 교수는 수상소감을 발표했습니다. 리교수는 "맹자에 소문이 나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라는 말이 있는데, 옛부터 널리 알려지면 번거로운 일이 많은 법이어서 이런 상을 받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다. 세간에 아는 것이 없어도 아는 체 하고, 별로 하는 것 없어도 뭘 하는 양 하는 이들이 하도 많아 더 그렇다. 그런데 앞서 교수님들 이야기를 듣고보니 내가 뭘 좀 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고 서두를 떼었습니다.

[수상소감을 밝히는 리영희 교수]
리교수는 "지금 분단 100년의 역사에 희망이 조금 비치는 것 같다. 그러나 반갑게 여기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미국이 신의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90%는 되는 것 같은데, 나는 그 동안 미국을 바라보며 희망을 갖고 명예로 여기는 현실에 대해 그 반대의 측면, 위험성과 함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 어렵다고 생각하는 속에 방도가 있다는 것, 분열과 반공의 흉계가 부당하는 측면의 이야기를 함께 해왔다. 부시가 좀 달라지니까 금방 통일이 되고 남북문제가 풀릴 것처럼 기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한데, 미국은 절대 믿어서 안된다. 미국은 지금까지 신의를 지킨 일이 없다."면서 1954년에 미국 등 9개국이 맺은 베트남과의 평화협정이 적인 책자를 소개하였습니다.

[1954년 자료를 들어보이며 미국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리교수]
리영희 교수는 "1954년 7월에 맺은 이 협정은 협정에 참가한 9개국의 감시하에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독립국가를 이룰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2년 후 UN감시하로 이를 번복하였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미국의 반인간적이고 비인간적인 자본주의가 한국에 의해 북에 들씌워지는 방식의 통일은, 절대 안 된다."며 강조했습니다.

[리교수의 소감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이 날 행사에는 김근태, 이미경 등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소감발표 시간이 30분이 다 되어가자 이를 의식한 리교수는 "이런 때가 아니면 내가 말을 할 때가 없어"라고 농담을 하시며 "지금 버지니아 총격사건을 말하는데, 물론 그 같은 희생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마음아픈 일이지만, 60이 넘은 할머니를 성추행한 미군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던 기독교를 비롯한, 미국을 신으로 모시는 우리 사회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도 늘 의식해야 한다"는 충고로 말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기념촬영을 한 후 점심식사를 나누며 리영희 교수의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하고 건강을 기원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리영희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이 날 정오에 민족민주진영의 4.19 행사가 있어 더 많은 분들이 행사에 참가하지 못했다. 평통사 박석분 교육팀장, 평화통일연구소 강정구 소장과 박기학 연구위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하여 리영희 교수의 수상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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