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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7/20] 용산 참사 반년, 범국민추모대회 - 이강서 신부님 추도사(녹취록)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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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반년, 범국민추모대회 - 이강서 신부님 추도사(녹취록)
2009-07-20, 용산 참사현장
"저는 오늘 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던 그날 위에 서 있습니다. 용산 참사 발생 6개월 참사 희생자인 열사의 넋이 떠나지 못하고 현장에 메인지 반년이 된 자리입니다. 반년이라는 시간의 길이는 오늘날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메마른 인정과 이명박 정부의 낯 두꺼운 냉담의 깊이를 헤아리게 하는 척도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온 신부로서 오늘처럼 비통하고 답답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지난 반년간 여실히 보여준 이 나라 이 정부의 피도 눈물도 없는 태도와 오직 경제 이익 이외에 어떤 관심도 예의도 갖추지 않는 영혼 없는 통치에 대한 총체적 결론입니다. 반년이라는 고통의 시간은 이곳 끔찍한 참사현장에 형태의 변화를 유발했습니다. 이제 이곳은 후퇴한 민주화의 수호성지 소멸된 인권 회복 성지 실추된 인간 존엄성과 정의 실현의 첫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다섯 분의 용산 참사 열사들이 역사의 현장에 남은 이들에게 유산으로 건네주는 선물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용산 참사현장은 우리시대 우리사회와 우리역사에 중차대한 국면이 되었습니다. 이 정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수치와 실책의 현장이 되었고, 인간의 침해받을 수 없는 인권과 모든 이를 위한 정의사회 그리고 참 민주주의를 찾는 이들에게는 거룩한 승리의 해방구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매일 저녁 촛불과 꽃이 영정 앞에 봉헌되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이 칡흑같이 어두운 경제 독재의 밤을 밝히는 촛불이요, 냉동실처럼 차가운 불의의 추위를 녹이는 꽃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곳을 잊지 않는 이들 또 이곳을 찾아주는 이들이 바로 샬아있는 촛불이며 꽃이라는 깨달음이 피어나는 현장입니다. 벗이여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픔에 동참하는 만큼 그대가 덜 힘들리라는 희망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 싶고 또 바꾸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삼는 사람들만이 지닐 수 있습니다. 용산 반년 이 자리에 서신 여러분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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