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4/02/21] [2003 뭄바이 세계사회포럼 참가 보고서]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 녹색연합 이유진 작성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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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뭄바이 세계사회포럼 참가 보고서]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 녹색연합 이유진 작성

세계사회포럼-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2003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세계반전회의가 열렸다. 평화 운동가들은 이라크 전쟁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수십 만 심지어 수백 만명이 반전시위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의 군사적 패권은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심각하게 다뤘다. 토론 끝에 확장하는 미국 세계 군사적 패권의 근거지로 지구상에 거미줄처럼 뻗어가는 미군기지가 있었다. 결국 반전운동은 미군기지의 확장을 막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카르타 회의의 결과로 인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세계사회포럼이 열린 뭄바이에서 국제미군기지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미군기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세계 31개국의 미군기지 반대 활동가 12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동안 미군기지 관련 지역별 회의는 종종 열렸지만 이렇게 많은 미군기지 활동가들이 한데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남미의 아르헨티나, 브라질, 유럽의 프랑스, 영국, 그리스, 독일, 이탈리아. 아시아의 한국, 일본, 필리핀, 태국, 멀리 이집트와 푸에르토리코,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2003년 미 국방부의 '기지배치보고서'를 보면 세계 130개국에 702개의 미군기지가 있고, 그중에서도 40개국에 위치한 120개의 기지가 미 군사력의 거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국내에는 6000개의 기지가 자리 하고 있다.

이라크전을 계기로 세계의 미군기지는 전면 재배치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26일 부시 대통령은 21세기 전쟁 개념과 전략 상황에 맞게 해외 주둔 미군을 대대적으로 재배치 하겠다는 의지를 동맹국에 밝혔다.

미군 재배치의 골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미국 군사력의 핵심 지역으로 설정하고, 병력과 기지를 동북아시아에서 남아시아로 확대하는 ‘다각화’ 전략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미군의 주된 관심 지역으로 설정됨에 따라 단순한 중간 기착지 정도였던 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군의 중추 기지로 떠오르고, 오스트레일리아 방면의 미군기지도 대폭 증강될 예정이다.

미군기지가 없었던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도 미군이 발을 들여놓는다. 이 지역에 병력을 증강해 소규모 미군기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미군은 또 베트남 영해에 해군 함정을 정박시키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파키스탄과 옛 소련에 속했던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은 미국에 기지를 내놓았다. 전쟁이 끝난 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만 바그람·마자리샤리프·칸다하르 등 세 곳을 포함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미군기지 7개를 신설했다.

미군은 이라크 전쟁을 통해서도 루마니아·불가리아·헝가리에 기지를 신설하고, 이라크에도 기지 4개를 추가했다.

한편 미군기지가 주둔한 세계 각국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벌어지고 있었다. 기지가 들어서면 전투기 소음과 각종 범죄·환경 사고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거의 필연이었다. 미군기지는 또한 주둔국의 주권·인권·자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미군기지 주변에는 예외 없이 기지촌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수많은 아시아 여성들의 매춘이 이루어지며, 미군 범죄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미군기지가 주둔한 전 세계 702개 주변에 자리 잡은 수 백 여개의 마을 공동체는 일방적으로 인내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독일의 반기지 활동가도, 일본의 반기지 활동가도 미국에 대해 떳떳하게 자주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자국 정부를 빗대 우리는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반기지 활동가 베벌리 킨(Jubilee South and Campaign for the Demilitarization of the Americas)은 미국이 채무변제와 무역거래를 빌미로 어떻게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게 미군기지를 수용하도록 했는지를 밝혔다. 또 엔드레서 코테리스는 (Nonviolence International)는 미군기지 철수가 절대 실현되지 않을 것 같지만 이미 비에케스, 필리핀, 파나마에서는 미군기지를 철수 시킨 예가 있음을 강조하며, 목표를 높이 세울 것을 강조했다.

기지를 둘러싼 기지촌문제, 환경문제, 인권문제, 국가의 자주권 문제 등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있다. 뿐만 아니다. 미국의 군사영향력 확장은 우주 공간으로까지 뻗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한 전략회의는 민중의 단합된 힘이 없으면 전 세계를 무대로 추진되고 있는 미국의 군사력 확대를 막아낼 재간이 없다는 절박함을 담고 있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적 규모의 반 미군기지 네트워크가 구성되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 캠페인으로서 미군기지 반대운동 확산, 정보공유, 홈페이지 개설이 진행된다. 또한 오는 3월 20일 반전의 날에, 미군기지 앞에서 시위를 조직할 것과 전세계미군기지의 철수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로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국제행동의 날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주한미군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이다. 미군의 한강이남 배치와 용산 기지 이전을 둘러싼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연합토지관리계획으로 미군기지가 74만여 평으로 확대될 예정인 평택 지역 주민은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파주 스토리 사격장은 확장 공사가 진행되었고, 한강에 독극물을 방류한 맥팔랜드는 6개월 실형을 받았으나 여전히 재판권이 한국에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미군이 여전히 전쟁억지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순진한 정치인들은 용산기지이전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내 ‘주한미군철수 반대모임’소속 133명은 기지 이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고 한나라당과 자민련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럼스펠트 미국방부 장관이 그리는 그림은 전 세계의 미군의 병력을 어떻게 증강하고 재배치 할 것인가에 있다. 그리고 이미 그들은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미군의 바짓가랑이를 잡는다고 해서 미국이 고려할 대상이 사항이 아니다. 오히려 이전비용 협상에 초를 치는 격이다.

오히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전 세계 미군의 군사력 배치가 어떤 상황으로 급변하는지, 독일 SOFA 협정은 어떤 식으로 자국 국민들을 미군범죄와 환경오염으로 보호하는지, 필리핀 클라크 기지의 환경재앙이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우리가 반환받는 토지에 대해 어떻게 적용될지, 비에케스에서는 어떻게 했길래 수 십 년간 진행되던 미 해군 폭격장이 문을 닫게 되었는지, 각 국이 미국과 체결한 협정이 어떻게 불공정하게 적용되어 왔는지 등이다. 이제 세계 반 미군기지 네트워크를 통해 차근차근 그 해답을 풀어갈 차례이다. 세계의 반 기지 운동가들은 한국이란 나라를 안타까운 어린 생명 미선이와 효순이로, 또 광화문의 수 십 만개의 반디불이들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의 이야기가 다른 나라의 미군기지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의에 함께한 문정현 신부님은 “돌아돌아 왔지만 이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네”라며 “미군기지 네트워크에 희망을 건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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