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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_부산] 4/15 "한국원폭피해자의 목소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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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_부산] 미국의 원폭투하 78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한국 원폭피해자의 목소리”

 

■ 일시: 2023년 4월 15일(토) 오후 3시    ■ 장소: 부산 가톨릭센터 소극장

 

 

원폭피해자 1세인 이기열 선생이 피폭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출처: 국제신문)

 

윤석열 정부가 3.16 한일정상회담 등으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을 다시 한 번 무참히 짓밟고나선 가운데 강제동원되었다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피폭된 한국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을 공유하는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부산평통사와 부산NCC, 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등 6개 단체는 4월 15일 오후 3시 부산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 “한국 원폭피해자의 목소리”를 열고 피폭 1세이신 이기열 선생으로부터 한국 원폭피해자들의 현황과 요구를 경청하고 시민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를 짚어보았습니다. 35명이 참가한 이 날 행사에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산지부 및 후손회 회원도 동참하여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의 목소리' 부산 간담회에 참여한 참석자들

 

먼저 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영훈 신부는 “공적인 이익을 위해 소수의 피해는 당연하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도 괜찮다는 논리가 있다. 이 같은 희생을 ‘부수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이런 논리는 승리를 위해 민간인의 피해는 어쩔 수 없다는 전쟁의 관점에서 온 것이다. 전쟁을 이유로 ‘부수적 피해’를 허용하는 관점은 정의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부수적 피해자’들과 함께해야 하고, 이로 인해 이득을 얻은 자들은 사죄해야 한다. 이 자리가 숨겨져 있던 불의가 정의로 바뀌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인사했습니다.

 

다음으로 한국교회협의회 부산지부 여종숙 목사는 “증언이란 증언을 하시는 분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2026년 민중법정까지는 먼 길인데, 힘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매일 매일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걸어가겠다.”고 인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2020년 평통사와 한국원폭피해자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한 기록 영상을 관람한 후 이기열 선생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기열 선생과의 대화는 부산평통사 유수진 청년대표가 이끌어주었습니다. 다음은 이기열 선생님과의 대화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원폭피해자 1세인 이기열 선생이 피폭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부모님이 고향 합천에서 살기 어려워 일본 히로시마로 가셨고, 거기에서 태어났다. 일본에 가면 잘 살 수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일본에 가니 선동했던 내용과는 달랐다. 태어난지 5개월이 되었을 때 피폭되었다. 아버지가 아침을 드시고 출근하려 하는데 굉음이 울리면서 번쩍 하더니 난리가 났다. 집 천장이 날아가면서 무너졌다. 근처 초등학교로 피신했다가 다시 고이산으로 도망쳤다. 산 속에 숨어있으니 저녁에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이 주먹밥을 들고왔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밀항선을 타고 귀국했다.

 

귀국 후 피폭자라는 사실을 오랫동안 숨기고 살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유전 문제였다. 원폭피해자를 며느리나 사위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미국이 원폭을 투하해서 해방된 것 아닌가?”라고 하는 말을 들을 때 곤혹스럽다. 원폭 맞았다고 하면 기피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 괴로웠다.

 

수술을 7번이나 했다. 겉으로는 티가 잘 안나지만 속은 종합병원이다. 제일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비인후과 문제로, 지금도 마스크 없이는 1시간 이상 잘 수 없다. 지금도 본인과 자녀들 모두 피부병을 앓고 있다. 평생 가려움에 시달려왔다. 약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일본에 강제로 끌려왔다는 이유 하나로 피폭되었기 때문에 한국 피폭자가 진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나와 우리 가족의 고통은 더 큰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에 비하면 약과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전수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다. 1세는 물론, 2세, 3세까지 조사해야 한다. 2016년도에 원폭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2세는 그 대상에서 빠져있다. 원폭 피해자를 기억하는 평화공원도 필요하다. 평화공원 예산은 책정되었다고 하지만 집행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제일 원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다.

 

평통사, 원폭피해자협회, 일본 원수협 회원들과 함께 2026년에 뉴욕에서 민중법정을 열고 미국의 원폭 투하 책임을 묻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다. 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하는 일이라 쉽지 않겠지만 필요한 일이다. 이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시민단체들의 협력과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원폭피해자 1세인 이기열 선생이 피폭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이기열 선생님과의 대화가 마친 후에는 참가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예전에 일제 강제동원 역사관에서 일했다는 참가자 한 분은 “강제동원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우리 시민들이 원폭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고 질문했습니다. 이기열 선생은 정부가 우선 피해자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방관하고 있는 문제가 있으니 정부를 향해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평통사처럼 다른 단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원폭피해자협회 부산지부에서 오신 한 어르신은 보충할 게 있다시며 “일본이 피폭자 수첩을 준 후에 이것 저것 물어보는 전화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알아듣지 못할 말을 일방적으로 퍼붓는 경우가 있어 굴욕감을 느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는 경험담을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1시간 여의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늘 이 시간을 계기로 한국 원폭피해자들의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했습니다. 또 민중법정을 잘 준비하여 성사되기 위해 이 일에도 힘을 보태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이 날 행사에는 국제신문 기자가 참석하여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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