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23] 작전통제권 2012년 1월 환수 합의 방침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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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통제권 2012년 1월 환수 합의 방침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한겨레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늘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작전통제권 환수시기를 2012년 1월로 하는 내용의 합의안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우선 지적되어야 할 점은 국방부의 방침이 군사주권 회복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작전통제권 환수의 전향적 의의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회담에서 2012년 1월에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로 한 것은 국방부가 북한 위협을 구실로 한미연합 정보자산과 위기관리체제의 유지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의 ‘817 로드맵’에 따르면 국방부는 대부분의 전략/전술 신호정보와 전술 영상정보를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전술레이더와 기타 특수 분야 정보도 거의 100% 독자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 위기관리와 관련해서도 한미 간에 위기에 대한 판단의 차이, 전투력 증강 조치 및 데프콘 상향발령 등에서의 미국의 일방적 판단에 의해 군사주권이 유린되어 온 것이 그간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국방부가 미국이 애초 제시한 시한 보다 훨씬 늦은 2012년 1월 반환에 매달린 것은 위기 징후에 대한 조기 파악과 이를 사전에 무력화하는 미국의 군사교리와 이에 따른 대북 선제공격전략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방부가 무인정찰기, 군사위성, 첨단 C4I 체계 등 감시정찰/지휘통제전력의 강화와 상륙돌격장갑차 등 기동/화력전력, 차기 구축함 사업 등 해상/상륙전력, F-15k, 공대함 유도탄 등 공중/유도무기의 도입에 매달리는 것은 ‘잠재적 군사위협’ 즉 중국과 일본을 염두에 둔 군비경쟁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방부와 노무현 정부가 한반도 평화 및 동북아 평화공존을 통한 민족이익보다는 진영 간 대결구도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미국의 이익과 군사전략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이번 국방장관회담은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213 합의 이후 처음 열리는 한미국방장관회담으로서 변화된 정세를 반영하고 213이행조치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해야할 과제를 가지고 있었다.
213합의에 따라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포럼은 6월 전후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정세변화에 주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김장수 국방장관은 작전통제권을 노무현 대통령 임기 내에 조속히 반환할 것을 요구했어야 한다. 그러나 국방부는 “한미동맹의 견고한 지속을 위해” 미국이 애초 제시했던 시한보다 훨씬 뒤인 2012년 1월에 반환해줄 것을 미국에 사정하기 까지 하였다.
특히 이번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유엔사의 존속을 전제로 한 정전협정 유지 문제에 모종의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만일 김장수 국방장관이 유엔사의 존속을 전제로 그 군사적 기능과 권한을 강화해야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전제위에 서 있다면 이러한 논의가 위기관리, 정보관리 권한과 같은 작전통제권의 핵심적 권한을 유엔사령관이 장악하고자 하는 미국의 요구만 실현시켜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이번 국방장관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정에서 미국이 개입할 여지를 확대시켜주고 퇴행적 한미동맹의 유지에 매달림으로써 당면한 정세의 요구를 저버리고 있다.
우리는 919공동성명과 213합의로 조성된 정세를 민족이익에 기초해 순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대중국 군사패권전략에 기초한 대북 선제공격전략과 대중국 봉쇄를 겨냥한 군비경쟁의 중단, 한미연합연습의 폐기, 압도적 우위의 있는 한미 연합군의 핵 및 재래식 전력의 감축, 유엔사의 해체 및 한반도 평화협정의 조속한 체결과 함께 주한미군의 철수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
2007년 2월 23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