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8/03/20] 일본 AWC활동가들과 함께 무건리 답사를 진행하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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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WC활동가들의 무건리 답사 보고

-2008년 3월 20일 목요일-

지난 3월 20일, 2명의 평통사 상근활동가와 일본 AWC활동가 4명이 함께 한미공동 훈련장 확장계획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도 파주 무건리 마을을 찾았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국방부앞에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MD) 참여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 활동가들은 MD관련 주일미군의 재배치 문제와 직접적 연관성을 가진 문제로 MD반대 투쟁에 적극지지한다는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기 자회견 이후 평통사 사무실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운동에 대한 평통사의 설명과 일미동맹을 해체하는 것이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한 AWC 도요타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자위대 기지에 패트리엇(PAC-3)미사일 배치 상황에 대한 소개 및 한국의 MD구축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후 MD체제 구축에 반대하는 공동 행동에 대해 논의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어 주일 미군 성폭행 사건 등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평통사 사무실에서 간단한 점심식사 후 무건리 답사에 앞서
일본과 한국에서의 현안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오후 2시가 넘어서 무건리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파주로 출발, 가장먼저 효순이 미선이 추모비에 들렀습니다. AWC 일본 활동가들도 효순이 미선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추모비 앞에서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효순이 미선이 추모비에 가장 먼저 도착했습니다.

곧바로 만난 무건리 훈련장 확장 반대 대책위 주병준 위원장님은 무건리 훈련장 확장에 대한 문제점과 마을 주민들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실제 훈련이 이루어지는 훈련장 내부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당일은 한국군의 전차포 훈련이 진행된 관계로 훈련대기중인 수십대의 탱크와 군인들은 볼 수 있었지만 평소에 개방되어 있던 사격 훈련장 내부 답사는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통제되지 않은 마을 인근 훈련장에서
훈련대기중인 탱크와 군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대신, 예전에 사용했던 비암리쪽에 위치한 사격훈련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주병준 대책위원장님의 말에 따르면 비암리에 위치한 이곳 사격장에서 마을을 관통하여 건너편 산으로 포탄을 쏘는 연습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동안 훈련장 사용이 중단되는가 싶더니 이번 무건리 훈련장 확장 계획이 진행되면서 비암리 훈련장을 다시 사용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아무런 조치 없이 포탄이 마을을 관통해도 연습을 강행했었던바, 무건리 훈련장 확장계획이 추진되면서부터 새삼스럽게 마을 주민들의 안전을 이주명분으로 운운하는 국방부측의 주장을 주민들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비암리에 위치한 송구레미 사격 훈련장>


예전에 훈련장으로 사용되었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송구레미" 돌 표식 뒤로 보이는 산을 넘어가면 바로 마을이 있는데
예전에는 아무 대책없이 마을을 관통하여 포탄 사격 연습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비암리 사격장을 둘러본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도자기 나라" 학습체험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옛 직천 초등학교에 들렀습니다. 주민 동의 없이 훈련장 확장계획을 강제로 추진하고 있는 국방부가 작년 12월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한 이후,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학생들이 하루아침에 국가재산에 무단 침입하는 난감한 처지가 되어 버렸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저녁 9시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기위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기다리던 우리 일행은 멀리서 '펑', '펑' 하고 터지는 포탄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밤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임에도 포탄 소리는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졌습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초등학교 뒷편에 위치한 주민대책위 사무실로 이동했습니다. 주로 축산업을 하시는 주민들은 저녁에 소 젖을 짜기 때문에 대체로 모이는 시간이 밤 9시 이후가 된다고 합니다.


△9시가 넘어서야 겨우 일을 마치고 한 두 분씩 대책위 사무실로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일본 AWC 활동가들은 현재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미동맹에 의한 일-미 군사 일체화와 그에 따른 주일 미군 재편에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재배치문제는 같은 맥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평택 미군기지를 비롯하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군기지 확장 및 재배치 문제에 함께 반대운동을 적극 전개하기 위해 무건리를 찾아오게 되었다고 소개를 했습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과거 훈련장의 존재로 겪었던 여러 가지 어려웠던점, 그리고 강제로 주민들을 쫓아내려하고 있는 국방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 고향을 지키면서 계속 살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하였고, 일본의 반미감정과 투쟁들은 어떠한지에 대한 적극적인 질문도 던졌습니다.


△간담회는 서로의 의견 교환과 활발한 질문 및 답변 등 진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30분 남짓 일본 활동가들과 주민들의 간담회가 무르익어갈 때즈음,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격훈련을 마치고 나오는 탱크소리였습니다.

"우리는 이제 적응됐어. 근데 저 소리 때문에 임신한 소 뱃속에 새끼도 많이 죽고 그렇지"
놀란 우리의 모습을 보고서 주민 한분이 옆에서 하신 말씀이십니다.

시속 50Km가 넘는 듯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줄지어 달리는 탱크들은 조용한 시골마을에 순간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소음으로 인해 간담회 진행이 불가능해졌고 간단한 인사와 소정의 투쟁기금을 주민들에게 전달한 후, 무건리에서의 아쉬운 발걸음을 마무리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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