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3]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활동 보고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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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3]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활동 보고
미 군정 하 이승만 친미정권의 하수인들(경찰, 군인 등 토벌대)에 의해서 제주 양민들이 학살당한 지 6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유채꽃이 오늘 더욱 슬픈 이유는 한라산 중턱 유채꽃 사이사이로 억울한 주검들이 수없이 묻혀 있고,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영혼들이 구천을 떠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4.3의 슬픈 역사가 제주 강정마을에 남아 있고, 오늘 군사기지 건설로 아직도 주민들을 가슴아프게 하고 있기에 더욱 비장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친일반역세력이 청산되지 못한 채, 오늘 친미기득권세력으로 탈바꿈하여 반역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이 우리를 분노하게 합니다. "청산되지 못한 오욕의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된다"는 역사의 진리가 각성의 바늘로 찌르고 있습니다.
오전 11시 제주시청 광장에서 '제주 4.3힝쟁 정신계승 노동자대회' 빗줄기 속에서 개최되었습니다. 4.3 영령들의 통한의 눈물인 듯 빗줄기는 집회내내 점점 거세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힘차게 구호를 외쳤습니다.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 넣고,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자본가들의 탐욕을 채워주기 위해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등 이명박 정권의 반민중적, 반평화적 행태를 반드시 심판하리라 전의를 가다듬는 자리였습니다. 빗속을 뚫고 행진하는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점점 투사로 변했습니다. 반역의 역사를 마침내 청산하겠다는 노동자 전사들의 도도함을 그 누가 막을 것입니까.
김종일 현장팀장은 제주해군기지 반대 제주도 범도민대책위원회 주요 단체 대표들을 만나 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도대책위의 역할을 호소하면서 주민대책위와 도대책위, 중앙의 주요 단체와의 간담회를 제안했습니다. 간담회는 가능한 4월 중순 이전에 열자는 공감대를 확인했습니다.
강정마을에 돌아오니 민주노동당 중앙당의 최창준 자주평화위원장과 정호 환경위원장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하고, 전국적 연대의 중요성도 함께 공감했습니다. 전남 무안에서 강정 주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홍어가 도착했고, 제주도청 뒷편 서울식당 주인부부께서 보쌈과 김치를 가져오고, 주민들은 막걸리를 가져와 흥겨운 홍탁파티가 열렸습니다. 평화는 '평등하게 밥을 나누어 먹는 것'이라는 의미가 실감납니다.
저녁 7시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생명평화결사 주최로 조성봉 감독을 모시고 '레드 헌터'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 '해군기지 반대 평화문화제'의 열기를 반영이라도 한 듯 강정마을 주민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상영내내 곳곳에서 탄식과 함께 분노의 감정이 표출되었고,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레드 헌터'를 보는 내내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현장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었습니다. 결국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는 오늘 우리의 몫임을 분명히 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