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6년 8월 평화누리통일누리:::제62호::: <현장_전략적유연성과 미군기지탐방>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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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_전략적 유연성과 미군기지 탐방|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

“무너질 때 무너지더라도, 쫓겨날 때 쫓겨나더라도 
한번 억울함이나 호소해보자고 대책위 꾸렸다”

‘무건리훈련장 백지화 추진위원회’위원장  윤병설

 

해가 뜬다는 확인이 있어야 오늘밤 편안히 잠을 자는데, 여기 주민들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없다.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살고 있다. 그게 가장 어려운 점이다. 벽지가 뜯어져도 이것을 새로 발라야 하나 하는 게 1차적 고민이다. 아이들이 커가니 집을 이렇게 가꿔야지, 소가 새끼를 낳았으니 우사를 확장해야지 하는 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 거다.

솔직히 80년대 초에 처음 500만평 훈련장이 조성될 때는 말없이 쫓겨났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니까… 그런데 지금은 국민들도 위하면서 나라안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도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갖고 살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몇 년동안 훈련장 확장 계획으로 야금야금 협의매수 한다면서 사람들이 쫓겨나갔다.

비가 오고 장마가 지나면 진짜백이로 박혀있는 돌들만 남은 것처럼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은 고향이니까 박혀 있는 사람들이다. 정부는 이들을 강제로 빼내려고 한다. 여러분들이 여기에 흙을 좀 덮어주면 살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요구는 더 이상 확장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폭탄 날라가는 거, 흙 날라가는 거 다 참고 살테니까 여기서 살게만 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떠날 수 없다. 여기가 내 고향인데…”

파주 현장사진연구소 작가  이용남

 

새벽에 훈련한다고 전차들이 마을 길에 꽉 들어차도, 임신장애에 청각장애… 그래도 우리는 참고 산다. 아니 제발 살게만 해달라고 한다. 여기는 내 고향이니까…

전차가 마을길로 다니면 연막탄이 곳곳에 터지고 연막탄 껍데기는 길가에 널려 있다. 전차들은 모가 자라는 논을 그냥 밟고 지나가기도 하고, 말리려고 널어 놓은 쌀도 밟고 지나가 가루로 만들어 놓는다.

집앞에서 놀던 8살짜리 아이가 훈련차에 깔렸는데, 사고 발생 1시간 후에 아빠가 와서 아이를 덮어놓은 하얀천을 들춰보니 아직 애가 살아 있더라네. 사고 수습하려면 미군 헌병이 와야 하는데 헌병 기다린답시고 애를 병원에도 안 보내고 있었던 거다. 결국 병원 문턱에서 애는 죽었다. 그 이후 아이가 갖고 놀던 500원짜리 동전을 손에 쥐고 이 아빠는 훈련때마다 전차를 가로막곤 했다. 내가 여기가 고향인데, 그 아빠 사진 찍으면서 다시 고향에 돌아오게 된 거다.

훈련장 끼고 동서남북 사고 안난 곳이 없다. 전동록씨, 효순·미선이, 박승주 씨… 사고를 낸 미군들은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해병대인데, “우리는 한미소파 지킬 필요 없다. 일미소파만 지키면 된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파주 훈련장 일부가 반환되니까 좋겠다고 하지만, 이게 땅이란 땅은 다 오염시켜놓고 동서남북으로 다니면서 사람들 죽여놓고, 이젠 한국군 훈련장 확장해서 쓰겠다는 데 좋아할 일이냐. 공청회 때 한국군 대령한테 미군이 한국땅에서 훈련하는 근거가 뭐냐고 따졌더니 2002년 LPP 협정이라고 하더라. 그렇다면 그 전에 한 미군 훈련들은 불법인거 아니냐.

 

“평택이나 직도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상동읍 천평리 미군폭격장 설치 반대 투쟁위원회’위원장  황건국

 

미군폭격장 저지투쟁을 하면서 시련과 고통이 참 많았다. 이 조그만 마을에서 하는 투쟁을 전국적으로 알려낸다는 게… 태백시민연대 등 많은 단체들이 많이 도와줬지만, 정말 마을 어르신들이 제 자리를 지켜줘서 꼬박 3개월을 농성하며 싸운 거다.

일단 필승사격장이 매향리 대신 미군폭격장이 되는 것은 막아냈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의 각서를 받아냈고, 9개 주민 요구사항 중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지만 상동 번영회가 살아 있는 한 미군 폭격장 반대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 공군 기지가 있는 한 미군들은 언제든 폭격훈련 비율을 높일 수 있고, 여기서 안되니까 직도에 가서 폭격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 평택 만 해도 남의 일 같지 않다. 아무튼, 미군 훈련 비율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면 다시 투쟁할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수질오염 등 환경문제이다. 공군기지 안에는 우리가 마시는 상수원이 있다. 수질 검사와 폭탄제거작업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자고 주민감시제 도입을 계속 얘기하는 데 군사기밀 운운하며 안 받아들여진다. 군이 주민들과 관계개선을 할 생각이 있다면 이런 문제를 말로만 해결할게 아니라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 확인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장상돈 주민

70년대에 내가 필승사격장 내에서 나무 목재 작업을 해서 오염문제는 잘 안다. 부대 안에 들어가면 폐기물이 어마어마하다. 폭격장에 토요일 날 들어가서 일요일 날 나오고 했는데, 미군들이 월남전에서 사용하고 남은 폭탄을 하루 종일 구덩이를 파서 50발씩 넣고 원격조정해서 폭파시키더라. 목재 작업 하다가 폭파한다는 방송이 나오면 피하고 그랬다. 그 파편들은 거의 수거가 되지 않았다. 박격포 폐기물도 수거 안돼있고. 기관탄총 파편이 박카스병만 한 게 가만히 앉아서 주으면 엄청나다. 그러니 홍수가 나면 여기 아래쪽까지 떠내려오는 게 많지.

태백산 물이 많이들 오염돼서 1급수로 남은 건 지금 우리가 먹는 이 물밖에 안 남았다. 지금 비행기가 폭격훈련하는 것도 문제지만, 오래된 포탄 파편에서 나오는 중금속 오염도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것들이 땅과 물을 오염시키고 있을 것이다.

 

●김광길 주민

매향리가 그렇게 오염된 거는 하루이틀 폭격훈련 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지 않나. 포탄이 녹이 슬고, 그게 땅속으로 스며들고 지하수까지 오염시키려면 수십년이 걸린다. 지금 대충 수질검사한다고 그게 나오지는 않는다. 하루에서 수백발씩 쏟아지는 데 그게 제대로 수거되는 지 안되는지도 모르는 거다. 그 탄피들은 지금 우리에게 해가 되는 게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 해가 되는 것이다. 이 물이 다 어디로 가나? 한강으로 간다. 여기가 한강 발원지이다.   

 

* 전략적 유연성과 미군기지 탐방에 파주, 영월, 안동, 대구, 구미, 부산, 광양, 부안, 군산, 오산, 평택지역 주민분들과 활동가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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