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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3] 강정마을 소식 - 개신교 목사님들의 온종일 투쟁, 4.3항쟁 기념 촛불행사 등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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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4.3]강정마을 소식 - 개신교 목사님들의 온종일 투쟁, 4.3항쟁 기념 촛불행사 등
오늘은 제주 4.3항쟁 기념일입니다. 64년 전에 있었던, 제주도민의 1/3이 국가권력에 의해 학살당한 사건. 유족들은 그 억울한 죽음을 하소연도 못하고 긴 세월을 살아오다 4.3 사건에 대한 진실들이 밝혀지면서 참여정부는 공식적으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런데, 해군기지 문제로 강정에는 제2의 4.3 이라는 국가권력의 폭력이 다시 재연되고 있습니다. 육지경찰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 불법과 탈법의 건설사를 비호하는 정부조직, 군 이기주의로 국민과 지역주민을 속이는 해군 등... 그 속에서 평화롭던 강정마을 주민들은 씻기어려운 상처를 받고, 천혜의 자연경관은 처참이 폭파되고, 붉은발말똥게와 연산호, 돌고래 등 멸종위기 생명들은 말 그대로 멸종되고 있습니다.
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부는 날씨였습니다. 평균 태풍의 바람보다도 더 세게 불었다고 합니다. 구럼비 발파는 비도 오고 해서 못하겠지만, 해군과 삼성대림건설사는 공사를 조금이라도 더 하려 하기 때문에, 지킴이들도 아침부터 공사장 정문과 사업단 정문 앞으로 나가 율동도 하고 공사 중단 항의행동을 이어갔습니다.
아침 7시 30분, 기독교 목사들과 전도사들이 해군이 쳐 놓은 펜스에 구멍을 내고 구럼비로 들어가 공사를 1시간 이상 중단시킨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목사 두 분과 전도사 두 분, 신학대학원 학생 한 분은 강정포구로 내려가는 길 팬스에 구멍을 낸 후 구럼비로 달려가 천공기와 포크레인 쪽으로 가서 기도했습니다. 포크레인 기사는 작동을 멈추었으며 20~30분 후에 대림과 삼성 직원들, 용역업체 직원들, 경찰들이 몰려와 이들을 연행했습니다.
펜스를 깬 한 목사는 "우리는 연행과 구속을 각오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폭력, 구속으로 길들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며 "철조망을 걷어내고 공동체 주인들의 땅을 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전 10시 쯤, 경찰들이 '작전'을 시작합니다. 공사장 정문과 사업단 정문 중간을 차단하고, 교통을 차단하더니, 연행된 목사님들을 사업단 정문 쪽으로 빼냈습니다. 동시에 어제 천주교 기도소 천막을 완적 박살내며 철거했습니다. 기도소에서 기도를 하던 한 신부님은 손톱이 깨지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연행된 사람 중 한 분은 오후 8시 경 석방되었으며 다른 사람들은 동부서로 이감되었습니다.  
그 와중 강한 바람에 해군기지 출입문 쪽 펜스 두쪽이 뜯어져 날라가는 일이 벌어졌고, 그 때문에 지킴이 한 명이 맞아 부상을 입어 119로 실려갔습니다.

바람에 뜯겨진 해군 펜스 때문에 부상을 입은 한 지킴이
한편, 보수단체의 도발이 계속 자극되고 있습니다. 정오가 지나면서 고엽제피해자들이 버스 4대를 타고 강정마을로 들어왔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합니다. 강정천 건녀편 주차장에서 '천안함 희생자 추모대회'를 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패권전쟁인 월남전에 파병되었다가 미군이 뿌려댄 고엽제를 맞아 수십년간 피해를 받은 이들이 왜 정작 미국에는 아무말도 못하면서 똑같이 국가폭력의 피해자인 강정마을 주민들을 자극하러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마을에는 사이렌이 불었고, 주민들도 사업단 정문 쪽으로 모였습니다. 최근 연이은 보수단체 집회에 주민들의 신경은 계속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4.3 사건 비극이 있던 날입니다. 강정마을에서만도 150여명이 억울한 죽임을 당한 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국가폭력에 희생된 고엽제 피해자들을 위로(?)하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해군기지 백지화 항의행동을 이어갔습니다.

강정천 건너편 군복을 입은 130여명의 고엽제 피해자들이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오후 2시부터는 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 목사들과 교인 100여 명이 기도회를 열었으며 기도회 후 사업단 정문까지 행진을 하였습니다. 동시에 10여 명의 목사들은 제주도지사의 공사중단 명령을 촉구하며 도지사 면담에 나섰습니다.

기도회가 끝난 후 사업단 정문쪽으로 행진하는 목사님들
현재까지 도지사는 면담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목사들도 도지사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목회자들은 도지사가 공사중단 명령을 할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겠다는 결의로 임하고 있습니다.
한편 마을에 남은 기독교 목사들과 신도 30여 명은 기지사업단 앞 언덕 위에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농성을 계속 전개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 오후 기도회를 마치고 행진에 나선 목사들이 팬스 철거에 나서려 하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송영섭 목사에게 달려들어 이단옆차기로 가격하여 쓰러뜨린 후 목을 누르는 등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목사들은 경찰의 불법부당한 폭력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며 관련자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경찰이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에 곧바로 기자사업단 정문 옆 언덕위로 올라가 팬스철거에 나설 뜻을 밝히며 농성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날씨가 매우 차고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댑니다.
조금 전에도 팬스를 뚫기 위한 시도가 있었고 경찰과 심하게 대치했습니다. 목회자들은 경찰 책임자의 불법폭력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있기 전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 제주시와 강정마을에서의 기독교계의 투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제주시청에서 4.3항쟁 기념 촛불행사가 있었고, 1일 연행되었던 이들 중 송강호 박사가 구속이 확정되고, 나머지는 모두 풀렸났습니다.
 
4일 오전 2시 현재,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목사들은 오후 9시 30분 경 다음날 오후 2시 도지사와의 면담 약속을 받고 물러나왔습니다.
또한 기지사업단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던 분들도 서울에서 경찰 불법폭력의 책임자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항의면담을 갖기로 하고 새벽 2시 경 농성을 풀었습니다.
기독교계 인사들은 다음날 오전, 기자사업단 정문에 다시 모여 화약차량 진입 저지 활동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한편, 4.3항쟁일을 맞아 제주를 찾은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이정희 대표는 각각 강정마을 주민들과 만났습니다. 한명숙 대표는 "4월 국회를 열어서 구럼비 폭파와 같은 '군사작전'을 중단시키고 관련 내용을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 등 그외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고,  이정희 대표는  "4.11총선에서 제주출신 국회의원 4명을 국회로 보내 제주해군기지를 전면 백지화하고 19대 국회 출범 즉시 모든 예산을 삭감학소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해군이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항) 공사현장을 군사보호시설 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시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해군은 지난 3월 12일 해군기지공사현장을 군사시설보호법에 의거 군사보호시설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공문을 제주도에 발송했는데, 제주도가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구럼비 해안이 공유수면으로 입출입 자유롭기 때문에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주민들과 활동가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꼼수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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