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5. 7. 31] 일본 교가미사키 사드 엑스밴드(X-band) 레이더 기지 현장 방문 - 일본 현지활동 6일차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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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가미사키 사드 엑스밴드(X-band) 레이더 기지 방문 - 일본 현지활동 6일차

2015년 7월 31일, 교가미사키 우카와 마을

오늘은 이번 일본 방문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사드 레이더가 배치된 교가미사키 엑스밴드(X-band) 레이더(AN/TPY-2) 기지를 방문하는 날이어서 방문단은 모두 큰 기대를 갖고 아침을 맞았습니다. 교가미사키 레이더기지 방문에는 교토에서 'X-band 반대 교토 연락회' 에서 일하는 이케다 활동가와 나가야 활동가가 인솔과 해설을 맡아 주셨습니다.


'엑스밴드(X-band) 레이더 반대 교토 연락회의' 이케다 활동가가 참가자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꼬막 3시간 동안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교탄고시 중심가에 도착했습니다. 교가미사키 레이더 기지는 교토부 교탄고시 우카와 지역에 있으며 교토시에서 북쪽으로 160Km 정도 떨어진 해안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교탄고시는 현재 5만 8천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주민들의 생업은 주로 농업과 어업, 공무원과 교사, 자위대원과 그 퇴직자들이 많다고 하며 특산물로는 쌀과 초밥, 바다참게, 굴, 비단 등이 있다고 합니다.

레이더가 배치되어 있는 우카와 지역에는 14개의 작은 시골마을에 600여 가구 1,5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무엇보다 북서쪽으로는 우리나라의 동해와 접해 있는데 바닷물은 매우 맑고 여러 개의 주상절리와 해수욕장이 이어져 있는 매우 아름다운 해안가입니다.


아름다운 해안가가 마을 우카와


사드 레이더인 엑스밴드(X-band)레이더 기지: 빨간원안에 있는 것이 레이더. 바닷가쪽 북쪽 방향으로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다.

글로벌네트워크와 함께 간 평통사 방문단은 먼저 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마을주민 대표는 “국제적인 분들이 이렇게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시니 주민들은 고립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지금 X-band 레이더가 설치되었지만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현직 교사인 나가이 사무국장은 “레이더 기지 건설계획이 발표된 지 2년 5개월, 2014년 5월에 공사가 시작된 지 1년 2개월, 레이더 기지가 설치된 지 280일, 본격 가동된 지 이제 218일 되었다. 그동안 교토부와 교탄고시는 기지건설을 위해 주민들의 안전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민들과 합의했으나 이러한 합의는 지켜지지 않고 무시되었다. 주민들은 지금 심각한 소음으로 고통 받고 있고, 주민들과 뒤섞여 살고 있는 160명의 미군과 미군속들의 문제로 인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오늘 현장을 정확히 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엑스밴드 레이더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우카와 지역 주민과 간담회. 발언하시는 분은 우카와 지역주민 대표

또한 나가이 사무국은 이곳에 X-band 레이더가 설치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곳은 레이더의 장애물이 없는 바닷가이고, 북한, 중국, 러시아를 감시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며, 자위대의 레이더 기지가 있던 곳이어서 미군 레이더 기지 설치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진정으로 적이라고 보는 것은 중국이지만 그렇게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을 내세우고 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레이더 기지로 향하는 길, 마을 뒤편에 있는 일본 자위대 레이더 기지모습

간담회를 마친 후 곧바로 레이더 기지로 향했습니다. 해안가 절벽위에 있는 레이더 기지는 자위대와 마나몽주 절터와 미군기지가 나란히 이어져 있었으며, 레이더가 설치된 미군기지는 예전에 자위대의 레이더가 있었으나 이를 다른 곳으로 옮긴 후에 그 자리에 미군의 X-band 레이더를 설치한 것입니다.

특히, 마나몽주 절은 수백년 된 소나무 수십그루가 있는 유적지이며 자연보호지역이지만 일미정부는 주민들의 땅 3.6헥타를 임대 수용하여 이곳을 훼손한 뒤 지난 2014년 11월 레이더를 설치하고 12월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레이더 발전기 소음을 줄이기 위해 머플러를 설치 가동하는 등 1차 공사를 마무리했고, 지금은 2차 미군숙소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X-band 레이더(AN/TPY-2)배치로 인한 문제점은 토지 수용 뿐 아니라 레이더의 전자파, 발전기 소음 등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파와 소음에 대해 주민들은 도시에 거주하던 딸이 이곳에서 출산한 후 젖이 나오지 않아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 도시로 돌아갔으며 일부 주민들은 전자파와 소음으로 인한 어지럼증과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시당국에 전자파와 소음 피해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었습니다.


레이더 기지에 반대하며 땅 수용을 끝까지 거부한 주민이 내놓은 땅을 '평화채원'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 방문단이 이곳을 방문하여 1시간 남짓 있는 동안에도 약간의 매스꺼움을 느낄 수 있었으며, 레이더 기지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마을에서 대낮인데도 웅웅~하는 레이더의 소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주민들이 일미정부에 의해 땅을 수용당했지만 수용을 끝까지 반대한 주민도 한명 있었습니다. 이 주민은 자신의 땅 약 300여평을 레이더 기지 철거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PEACE FARM(평화채원)"이라고 이름지어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등 투쟁에 큰 힘으로 주고 있었습니다.




레이더 기지 앞에 빨간색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그러나 일미정부는 미군기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사항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건설 회사를 통해 레이더 기지 경비원 등 미 군속 140명의 숙소 건설에 돌입했습니다. 레이더 기지 정문에는 빨간색 선이 그어져 있는데 이를 넘을 시에는 미군기지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여 일본법에 10배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현재 교토 등지의 교가미사키 레이더 기지 반대 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월 2회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벌이면서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많은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교가미사키 X-band 레이더 기지 건설과정에서 나타난 주민들의 투쟁경험은 한국에서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앞으로 어떻게 벌어 나가야 할지에 대한 많은 소중한 경험을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이 투쟁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로벌네트워크 컨퍼런스 참가자들과 함께 교탄고시 레이더 기지 앞에서 기념촬영

나아가 이번 방문을 통해 X-band 레이더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동북아 패권 장악을 위해 건설되었듯이 X-band 레이더 철거투쟁도 결국 동북아 민중들의 평화를 향한 연대를 통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자명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녁 6시에 현지방문을 마치고 교토시내로 이동하여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저녁 10시가 되었습니다. 교토시내에 들어오면서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보름달이 교가미사키의 X-band 레이더 기지 철거 투쟁과 한국의 사드 설치 반대 투쟁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듯 하였습니다.


레이더 기지 반대 투쟁을 하는 일본 활동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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